동성애자 남성의 고혈압 발병률이 24% 더 높은 이유(연구)

성소수자들의 손잡기. 사회적 압박이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해 동성애자 남성의 고혈압 발병률이 24%나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동성애자 남성과 양성애자 여성은 고혈압에 걸릴 위험이 이성애자들보다 상당히 더 높을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동성애자 남성이 고혈압에 걸릴 확률은 이성애자 남성보다 24%나 더 높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양성애자 여성이 고혈압에 걸릴 확률은 이성애자 여성보다 17% 더 높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연구팀이 참가자 42만 4255명(게이 또는 레즈비언 1.8%, 양성애자 2.3% 포함)의 자가 보고 데이터를 분석한 뒤 인구 통계, 보험, 체질량지수, 흡연 여부 등의 요인을 두루 감안해 조정한 결과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컬럼비아대 간호학과 박사과정 야시카 샤르마는 “동성애자 남성과 양성애자 여성의 고혈압 발병 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것은, 이들 성소수자 성인이 이성애자 성인보다 수면 시간이 짧고, 비만 등 고혈압의 위험 요인을 더 많이 지니고 있기 때문임을 보여주는 증거가 충분히 있다”고 밝혔다.

특히 성소수자(LGBTQ, 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 성인의 심장 건강에 관한 미국심장협회(AHA)의 2020년 보고서에 의하면 동성애자 남성(게이), 동성애자 여성(레즈비언), 양성애자 성인은 “평생에 걸쳐 심혈관 건강을 해치는 심각한 심리사회적 스트레스 요인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에 의하면 고혈압 진단을 받은 동성애자 남성이 고혈압약을 복용할 확률은 이성애자 남성보다 32% 더 높았고, 이는 뜻밖의 놀라운 현상이었다. 하지만 양성애자 여성이 고혈압약을 복용할 확률은 이성애자 여성보다 30% 더 낮았고, 이는 특정 성소수자 성인 그룹이 의료 서비스를 지연시키는 경향이 있다는 종전의 연구 결과와 일치했다.

이번 연구는 참가자가 자가 보고했다는 점, 그리고 게이·레즈비언·양성애자 커뮤니티에서 상대적으로 더 높은 비율을 보이는 고혈압 위험 요인인 알코올 섭취에 대한 정보가 없다는 점에서 다소 제한적인 것으로 지적됐다.

이 연구 결과는 AHA의 가상 과학세션 회의에서 13일(현지 시각) 발표됐고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가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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