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갑자기 눈물을 흘린 까닭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그녀가 갑자기 눈물을 흘린다. 안절부절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상황을 짚어본다. 아무 일도 없었다. 좀 전까지 서로 웃으며 대화를 나누던 중이었다. 내가 말 실수했나?  방금 맞장구가 너무 어색했나? 잠깐 다른 데 보고 있던 걸 오해한걸까?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이 슬픈걸까? 이 눈물의 의미는 뭘까. 눈치를 보며 초고속으로 눈알을 굴리고 있을 때, 그녀가 눈물을 닦는다. 이내 웃으며 하는 말…,

“아 ‘눈물흘림증’이에요.”

그녀는 자주 눈물을 흘린다고 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우는 연기를 잘하겠다 생각하려는 찰나, 눈물이 나오는 경로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란다. 눈물이 나올 때가 아닌데 그냥 나오는…,눈물흘림증.  

방치하면 안질환 높아지는데, 아직 잘 몰라
결론적으로 갑자기 그녀가 흘린 눈물의 의미는 안질환에 가깝다.

눈물의 정상적인 경로는 눈꺼풀 부위의 눈물샘에서 눈물이 생성된 후 안구 표면에 머물다가 눈꺼풀 힘에 의해 안쪽의 눈물점으로 이동한다. 이후 눈물소관, 눈물주머니, 코 눈물관을 통해 흐른다. 눈물 흘림증은 눈물배출 경로가 막혀 있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배출되지 못한 눈물이 고여서 밖으로 흘러 넘치는 것이다.

방치하면 안질환 위험도 높아진다. 하지만 이를 알고 있는 사람은 성인 100명 중 3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한 안과가 전국의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 자주 눈물을 흘리는 ‘눈물길폐쇄’ 증상인 눈물흘림증에 대해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하지 않으면 안질환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1000명 중 30여명만 알고 있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눈물흘림증 환자의 연령대별 비중은 20대 1.4%, 30대 2.4%, 40대 7.3%, 50대 20.3%, 60대 29.6%, 70대 24.9%에 이른다. 50대부터 눈물흘림증 진단이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눈물흘림증이 나타나는 환자는 여성이 63%로 남성보다 약 1.7배 더 많다.

여성이 더 많은 이유는 콘택트렌즈 착용, 잦은 메이크업으로 인해 눈물 배출 통로에 이상이 생기는 등 생활습관이 영향을 미치지만 노화나 여성호르몬의 영향도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눈물 흘림증은 나이 들수록 눈꺼풀이 늘어지고 탄력이 줄면서 눈물이 그냥 흘러내리는 노화로 인한 경우도 상당하다. 눈물이 흐르는 경로에서 눈의 펌프 기능이 약해져 정상적인 통로로 흐르지 않고 바깥으로도 흘러내리는 현상이다.

안구건조, 호르몬 영향에 의해서도 눈물이 주루룩
눈물 배출에 기능적 이상은 없지만 눈물이 과다하게 생성되어 눈물 흘림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안구건조증에 의한 경우가 많다. 바람 등 외부 자극을 받을 때 반사적으로 눈물이 많이 나오고, 알레르기를 포함한 각종 결막염이나 각막 질환, 눈꺼풀염, 눈꺼풀 속말림 등으로 눈이 자극을 많이 받을 때도 눈물 흘림이 생기기도 한다.

여성 중에서도 출산 후나 중장년층이 눈물흘림증을 많이 호소한다. 여성호르몬에 급격한 변화가 생기면서, 눈물샘과 안구 표면의 염증을 억제하는 호르몬 안드로겐이 감소할 때 건조증으로 나타나기 쉽다. 눈물샘이 위축되면 눈물의 분비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각막 표면이 마르게 된다. 건조해진 각막은 외부의 작은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바람이나 미세먼지 등에 노출되면 눈을 자극해 눈물을 과다 분비해 흘러내리게 된다.

눈물 흘림증은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한다. 눈물길의 협착을 오래 방치하면 눈물주머니에 염증이 생기는 누낭염이나 눈꺼풀, 안구 주변 조직으로 염증이 퍼질 수도 있다. 깨끗하지 않은 손이나 수건으로 눈을 자주 비비는 습관은 피해야 한다. 결막염 및 눈물소관 염증을 일으킬 수 있고, 눈 주변 짓무름은 피부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안구에 수분을 채우는 생활 습관 중요
눈물길이 폐쇄된 경우라면 폐쇄 위치나 정도에 따라 수술을 필요로 하기도 한다. 특수 식염수 주사기를 꽂아서 눈물점, 눈물소관, 코 눈물관 등 식염수가 나오는 통로를 통해 어느 부분이 막혀 있는지 확인하기도 한다. 부분적으로 좁아졌다면 실리콘 관을 삽입해 눈물길을 넓혀주는 방법도 있다.

호르몬 변화 등에 의해 건조증이 생겨 나타난 눈물흘림증은 생활습관으로 증상을 예방하고 완화할 수 있다. 평소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내 수분을 빼앗는 알코올 음료는 삼가고, 안구의 수분을 지켜야 한다. 대기가 건조하면 안구 표면도 쉽게 메마르기 때문에 실내에서는 40~60%의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 태블릿 PC, TV 등의 전자기기로부터 눈을 보호해야 한다. 이런 기기의 불빛에 오랜 시간 노출되면 눈을 깜박이는 횟수가 정상일 때보다 10분의 1로 줄어든다. 결국 눈꺼풀에서 지방을 분비하는 기관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증발성 건조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평소 항산화 비타민이나 루테인, 지아잔틴,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좋다. 항산화 작용으로 활성산소를 제거해 시력 저하와 안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런 성분은 시금치, 상추, 브로콜리 같은 녹황색 채소와 달걀노른자에 많이 함유돼 있다.

 

정희은 기자 eu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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