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의전쟁 50년···사망률 더 높아진 악성종양 3가지는?

항암화학요법을 받고 있는 여성 암 환자가 의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정부는 1971년 ‘암과의 전쟁’을 선포,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닉슨 대통령 시절의 일이다. 미국 정부는 암 퇴치를 목표로 막대한 돈을 쏟아부었다.

그 덕분에 대다수 암의 사망률이 크게 떨어졌으나, 세 가지 암의 사망률은 오히려 높아졌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암학회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1993년의 최고치보다 44%나 낮아졌다. 그러나 2019년 췌장암, 식도암, 뇌암의 사망률은 1971년보다 오히려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수석 저자인 미국암학회 수석부회장인 아메딘 제말 박사는 “암 예방, 조기 발견, 치료법 개선에 대한 투자를 늘려 큰 효과를 봤지만, 암으로 인한 사망률 측면에선 이처럼 여전히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암으로 인한 전반적인 사망률을 줄이는 데 기여한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금연이었다. 미국인의 흡연율은 1965년 42%였던 것이 2018년 14%로 뚝 떨어졌다.

연구팀은 또 유방암, 자궁경부암, 결장암, 전립선암 등으로 인한 사망률 감소는 암 검진 및 조기 발견에 힘입은 바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1975~2002년 결장암 사망률 감소의 약 50%는 검진 덕분이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국가암퇴치법(National Cancer Act)의 제정 이후,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예산만도 1971년 2억 2700만 달러에서 2019년 60억 달러로 25배나 늘었다.

하버드대 의대 앤서니 다미코 교수(방사선 종양학)는 “위암, 백혈병, 난소암의 사망률 감소는 치료법의 발전과 더 관련이 깊다”며 “폐암, 유방암, 전립샘암, 결장직장암의 사망률 감소의 경우 검진 덕을 많이 봤지만, 일부는 치료법의 발전 덕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수술, 방사선 요법, 화학 요법, 정밀 의학 및 병용 요법의 개선은 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다미코 교수는 “더 나은 치료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폐암, 유방암, 전립샘암, 대장암, 자궁경부암 등 어떤 암이든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머지않아 췌장암 등 다른 암에 대한 검진이 가능해져, 암 사망률이 훨씬 더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앞으로 10년 동안 혈액으로 질병을 진단하는 기술인 ‘액체 생검’을 통해 다른 암의 조기 진단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다미코 교수는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또 건강보험개혁법(Affordable Care Act)은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많은 사람들의 암 치료 접근성을 높여 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는 데 상당분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에서 매년 각종 암으로 숨지는 사람은 약 60만 명이나 된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 종양학회지(JAMA Oncology)≫ 온라인판에 실렸고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가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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