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투는 아직 불법, 그렇다면 눈썹문신은?

[서상수의 의료&법] 무면허의료행위의 범위와 근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국회에서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타투 합법화를 촉구하는 ‘드레스 시위’를 하면서 문신을 시술하는 타투이스트의 ‘소리 없는 전쟁’이 총성을 울렸다. 일부 의원들이 타투의 합법화를 담은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는 문신을 시술하는 타투이스트가 20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타투이스트나 미용사가 시술하는 눈썹문신은 합법일까? 눈썹문신을 새기려고 타투이스트나 미용사에게 받아야 꼼꼼하고 자연스럽게 눈썹이 연출된다며 이들을 찾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미용 목적의 타투와 달리 눈썹 문신은 합법으로 오해하고 있다. 게다가 눈썹문신도 시술 방법은 미용문신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눈썹문신도 의료인이 아닌 타투이스트가 시행한다면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할까?

무면허의료행위에서 말하는 의료행위란 질병의 예방과 치료행위뿐만 아니라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를 뜻한다. 이는 무면허의료행위를 형사처벌까지 하면서 엄중히 금지하는 이유가 결국 전문적인 방대한 지식과 경험이 필요한 의료행위를 이 능력을 못 갖춘 사람이 시행해 생길 수 있는 사람의 생명, 신체 또는 일반 공중위생에 밀접하고 중대한 위험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눈썹문신의 법적 판단은 3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미용사 이 모 씨(당시 나이 45)가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고객 500여명에게 20만원씩 받고 눈썹문신을 시술했다가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으로 기소된 것이 시발이다.

서울고등법원은 이때 진피에 색소를 주입하는 경우와 달리 표피에 색소를 주입해서 문신이 일시적이며 출혈, 통증이 생기지 않고 문신용 색소에 대한 이물반응 및 과민반응으로 부작용이 발생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해당 사안은 표피 눈썹문신에 해당하여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비의료인이 시행하더라도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서울고등법원 1991.8.23. 선고 91노1777 판결).

그러나 대법원 판사들은 의견이 달랐다. 표피는 약 1개월 주기로 재생과 탈락이 반복되므로 영구적인 문신을 위해선 진피에까지 색소가 주입되어야 하고 영구문신을 하기 위해서 해당 시술을 3, 4회 반복시행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춰 표피 문신에 그친다고 볼 수 없으며, 나아가 표피에만 색소를 주입할 의도로 문신작업을 하더라도 작업자의 실수 등으로 진피를 건드리거나 진피에 색소가 주입될 가능성이 있는데다가 한 사람에게 사용한 문신용 침을 다른 사람에게도 사용함으로써 각종 질병의 전염 우려도 있는 점 등을 근거로 눈썹문신은 의료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비의료인이 시행한 눈썹문신은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대법원 1992.5.22. 선고 91도3219 판결).

이 판결은 눈썹문신뿐 아니라 모든 타투를 금지하는 대못이 돼, 최근까지도 눈썹문신은 의료행위에 해당하며 비의료인이 시행하면 무면허의료행위로 처벌된다는 법적 판단의 준거가 되고 있다. 이에 더해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눈썹문신을 광고하면 불법 의료광고로 인한 의료법위반죄로도 처벌된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이다(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0.5.13. 선고 2019고정675 판결 등). 일부 병원에서는 타투이스트나 미용사를 고용하거나 협력이란 이름으로 눈썹문신을 하도록 하는데, 이도 불법은 마찬가지다.

눈썹문신을 비롯해 수지침, 안마 등 고도의 의학적 지식과 경험이 요구되지 아니하는 것처럼 보이는 행위들에 대해 의료행위로 묶어 무면허의료행위금지를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체침과 벌침은 의료행위이지만 수지침이나 침사가 뜸을 시술한 것은 무면허의료행위로 처벌받지 않는다. 활법원에서 신체불균형 상태를 교정하는 행위나 병의 종류에 따라 안마, 지압, 마사지 등을 하는 행위도 의료행위여서 비의료인이 하면 처벌을 받는다.

건강원 사장이 고객에게 뱀가루를 팔면서 증상을 듣고 손바닥을 펴보게 하거나 혀를 내보이게 한 뒤 뱀가루를 권했을 때, 병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지 않으면 의료행위가 아니므로 처벌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있다. 만약 그가 고객에게 질병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선전하면서 뱀가루를 팔았다면 뱀가루가 약사법상의 의약품에 해당해 처벌받게 된다.

또, 지압서비스업소에서 근육통을 호소하는 손님들에게 엄지손가락과 팔꿈치 등을 사용해 근육이 뭉쳐진 허리와 어깨 등의 부위를 눌러 근육통을 완화시켜주는 행위, 환자들에게 질병을 낫게 해달라고 기도한 뒤 환부나 다른 신체부위를 손으로 쓰다듬거나 만져주는 방법으로 시술한 행위는 사람의 생명, 신체나 공중보건위생에 위험을 초래할 개연성이 없다는 이유로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

현행법에선 생명, 신체 또는 공중보건 상 중대한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없다면 굳이 의료행위로 규제하지는 않는 것이 원칙이다. 판례에 따라 의료행위로 규제를 하는 것은 일단 법원에서 전문가들의 견해를 참조해 자칫하면 몸에 해가 된다고 판단한 것이기 때문에, 비의료인이 이런 행위를 했다가는 자칫하면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다. 이를 피하려면 시술하거나 시술을 받는 행위가 혹시 의료행위는 아닌지 주의 깊게 확인하여 볼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눈썹문신을 포함해서 수많은 서비스를 의료행위로 묶은 것의 타당성에 대해 판사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폭넓고 깊게 논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에디터 kormedimd@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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