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있는 뇌 건강 보충제의 허와 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억력 개선제, 뇌 건강 영양제, 집중력 영양제, 두뇌 영양제, 뇌 영양제 등 뇌 건강에 좋다는 각종 보충제(건강기능식품)가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종류가 너무 많아 소비자들은 선택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의 경우 50세 이상 중장년층 및 노년층의 약 25%가 두뇌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각종 보충제를 복용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제품이 두뇌의 개선 효과를 제대로 낼 수 있을까?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제조업체가 특정 질병에 좋다고 주장하지 않는 한, 보충제의 효과를 입증하도록 굳이 요구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보충제의 효과는 베일에 싸여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미국 건강매체 웹엠디가 의사, 영양학자 등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두뇌 보충제의 허실을 짚어봤다.

1. 비타민 B
B6, B12, B9(엽산) 등 비타민 B는 모두 뇌 건강에 어떤 역할을 한다. 그러나 엽산이 부족하거나 임신을 한 경우가 아니라면, 보충제는 썩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엽산은 선천적 기형의 예방에 필요하다.

알츠하이머에 걸릴 위험이 있다고 우려할 경우엔 의사에게 문의하는 게 좋다. 일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고위험군은 비타민 B 보충제의 이점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다른 사람들은 잎이 풍성한 채소 같은 음식을 섭취하면 충분하다.

2. 카페인
카페인 분말, 카페인 알약은 과다 복용하면 위험하다. 하지만 수면에 방해가 되지 않고 초조함이 느껴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커피를 마음 편히 즐길 수 있다. 카페인은 뇌에 좋은 측면이 있다.  기분을 상쾌하게 해주는 자극제이고, 아데노신이라는 화학물질에 대한 뇌 수용체를 차단, 에너지를 촉진한다.

3. 엘테아닌
천연 아미노산인 엘테아닌(L-Theanine)은 특히 카페인과 결합할 경우 정신적인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하지만 2019년의 관련 연구는 참가자가 30명에 그치는 소규모였다. 따라서 대규모의 추가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녹차를 마시는 게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녹차에는 천연 엘테아닌, 카페인, 항산화제 등이 포함돼 있다. 항산화제는 정신적, 육체적 웰빙에 도움이 될 수 있다.

4. 오메가-3
오메가-3가 풍부한 생선이 포함되는 전통적인 지중해식 식단은 치매의 발병 위험을 낮추는 것과 관련이 있다. 그렇다면 오메가-3 보충제는 뇌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지금까지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후원한 연구 등 대규모 연구에서는 이를 입증하지 못했다.

다만 알츠하이머 병과 연관이 있는 APOE4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킨 사람들의 경우 예외적으로, 오메가-3가 뇌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내용을 2017년 검토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그런 사람들의 경우 이 보충제를 일찍부터 충분히 복용하기 시작하면 알츠하이머 병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5. 비타민 E
항산화제인 비타민 E는 뇌 세포를 손상시킬 수 있는 활성산소 등과 싸운다. 하지만 비타민 E 보충제의 치매 예방 여부에 관한 대규모 연구에서는 썩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다만 한 연구에서는 알츠하이머 환자의 증상 악화를 늦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건강한 사람들은 현재로서는 견과류, 씨앗, 식물성 기름 등 식품을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6. 은행나무
은행나무는 전통 한의학에서는 주요 약재로 쓰였으나, 현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은행나무 보충제는 기억력을 보호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이점이 있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노인 3000명을 대상으로 잘 설계된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은행나무는 치매를 예방하거나 늦추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7. 인삼
은행나무와 함께 자주 쓰이는 인삼도 아시아에서 유래한 인기 있는 보충제다. 은행나무와 마찬가지로 일부 연구에서는 인삼이 뇌에 좋은 촉진제가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여러 연구 결과를 검토한 결과, 인삼이 정신력을 보호할 것이라는 설득력 있는 증거가 없는 것으로 결론지어졌다.

8. 커큐민
강황(카레 가루 성분)에서 발견되는 커큐민은 항산화 능력으로 호평을 받아왔다. 이는 인도에서 알츠하이머 발병률이 낮은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까?

미국 캘리포니아대 LA캠퍼스(UCLA) 연구 결과에 따르면 커큐민 성분을 섭취한 사람들은 기억력 테스트에서 더 나은 결과를 보였고, 뇌에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덜 쌓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연구 대상자는 40명에 그쳤고, 다른 연구에서는 이런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추가 연구가 더 필요하다.

9. 씨티콜린(CDP-콜린)
유럽에서 씨티콜린은 보충제로 팔리지 않고, 처방약으로 쓰인다. 14건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억력에 문제가 생긴 노인의 기억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적절한 증거가 있다. 그러나 건강한 사람에게 기억력 감퇴를 예방하는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여부는 분명하지 않다. 이를 복용할 생각이 있다면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병용 투여는 어떤가?

기억 개선용 보충제는 단일 성분으로 팔리지 않는다. 일부 성분은 함께 먹으면 좋은 효과를 낼 수도 있지만, 복합 보충제는 연구하기도 더 어렵고 위험할 수도 있다. 보충제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복용량에 따라 위험이 높아진다. 처방약과 섞어 먹는 것도 위험할 수 있다. 복용 중이거나 복용을 고려 중인 모든 약물과 보조제에 대해서는 의사 또는 약사와 상의해야 한다. 이들 전문가가 무엇이 안전한지 알려줄 수 있다.

음식이 우선이다

특정 보충제는 어떤 경우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대부분의 건강한 사람들에겐 불필요하다. 야채, 베리, 통곡물, 생선(이른바 MIND 다이어트의 핵심 부분) 등이 풍부한 식단의 음식을 섭취하면 나이가 듦에 따라 뇌 건강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신체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수면을 충분히 취하고, 앓고 있는 질병을 잘 관리하고, 사회적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고, 평생 학습자로서 도전적인 삶을 꾸리면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이는 뇌뿐만 아니라 신체의 다른 곳에도 좋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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