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하고 안전해”…단백질 재조합 백신이 대세 될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금까지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은 크게 5가지 종류가 있다. 첫째, 사실상 죽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활용한 비활성 백신으로서 중국의 시노팜과 시노박 백신이 있다. 둘째, 코로나 바이러스의 표면항원 항원유전자를 비활성화한 아데노바이러스 같은 다른 바이러스에 주입한 바이러스백터 백신으로서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러시아의 스푸트니크Ⅴ 백신이 대표적이다. 셋째,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전정보가 담긴 메신저리보핵산(mRNA)을 주입하는 신개념의 RNA백신으로 개발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이 대표적이다. 넷째, 코로나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 코드를 갖고 있는 ‘플라스미드’로 알려진 DNA가닥을 주사바늘을 사용하지 않고 피부의 모공에 주입하는 DNA 백신으로 인도의 자이코브-디가 대표적이다.

마지막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의 표면 돌기나 숙주와 결합하는 부위(수용체결합영역·RBD)의 단백질을 대량생산해 주입하는 단백질 재조합 백신이 있다. 최근 3상 시험을 마치고 세계 각국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한 미국의 노바백스 백신과 지난 9월 중국 생명공학기업 ‘클로버 바이오파마슈티컬(싼예차오생물)’이 개발한 클로버 백신이 대표적이다. 노바백스 백신은 나방 세포에서, 클로버백신은 포유류세포인 CHO(중국 햄스터 난소세포)에서 재조합해낸 RBD단백질을 투약한다.

이런 단백질 재조합 백신은 최근 개발된 mRNA 백신과 바이러스벡터 백신, DNA백신과 달리 간염과 대상포진 그리고 수많은 다른 바이러스 예방백신으로 수십 년 동안 사용돼 왔다. 사람의 세포가 단백질 합성을 위해 유전자 코드 조각을 읽어내야 하는 앞의 3가지 방식 백신과 달리 면역 자극 보조제와 함께 직접 단백질이 전달된다.

단백질 재조합 방식은 공정과정이 복잡해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효과 면에선 mRNA백신과 비슷하면서도 싸고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노바백스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2월까지 미국과 멕시코에서 성인 2만9949명을 대상으로 임상3상을 진행한 결과 코로나19 감염 예방 효과가 90.4%나 됐다고 발표했다. 모더나나 화이자 수준의 예방효과다.

mRNA는 냉동 보관이 필요하지만 단백질 재조합 백신은 냉장보관으로 충분해 물류비용도 절약된다. 또 심근염과 혈전 같은 부작용도 거의 없다. 현재 전 세계의 임상시험에서 50개 정도의 단백질 재조합 백신 중 중대한 부작용이 보고된 바가 없다. mRNA백신과 바이러스벡터 백신에서 많이 보이는 두통, 열, 메스꺼움, 오한 같은 부작용의 비율도 훨씬 더 낮았다. 예를 들어 대만의 메디겐 백신 생물학 회사의 단백질 기반 주사를 맞은 개인들 중 1% 미만이 발열 증상을 보였다. 지난달 이 백신의 2단계 실험결과를 발표한 국립대만대 병원의 스즈민 쉐 교수는 “안전성은 독감백신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노바백스와 클로버 백신이 대거 공급되는 연말부터는 이 백신이 더 많이 선호될 가능성이 크며 특히 백신보급율이 한참 떨어진 제3세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세계적 과학잡지 ‘네이처’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노바백스 백신 외에도 중국 청두에 본사를 둔 중국 생명공학기업 ‘클로버 바이오파마슈티컬(싼예차오생물)’과 인도 하이데라바드에 본사를 둔 바이오E도 연말까지 긴급사용승인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들 백신의 승인이 이뤄진다면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으로 백신 접종을 꺼리던 고소득국 국민과 백신접종률이 6%미만에 머물고 있는 저소득국 국민의 고충을 모두 해소시켜 줄 수 있게 된다는 것.

5개 단백질재조합 백신에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의 혁신기술 책임자인 닉 잭슨은 “단백질 백신은 코로나19 예방접종의 새로운 시대를 손짓할 것”이라고 말했다. CEPI가 이 투자를 통해 확보하게 된 단백질재조합 백신의 가장 많은 분량은 클로버, 노바백스 그리고 노바백스와 위탁생산 계약을 맺은 한국의 SK바이오사이언스에 의해 생산될 예정이다.

또 코로나19 백신을 저소득국가에 무료공급하기 위해 결성된 국제 프로젝트 ‘코백스(COVAX)’는 싼예차오생물로부터 최대 4억1400만 회분, 노바백스로부터는 11억 회분의 백신을 제공받기로 했다. 팬데믹 위기 초기에는 속도의 이점을 지닌 mRNA 같은 백신 플랫폼이 각광을 받았지만 장기적으로는 안정성과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단백질 재조합 백신이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라고 백신업계 베테랑이자 클로버의 과학 고문인 랄프 클레멘스 박사는 예측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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