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초 켜면 실내 공기 나빠질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독 일이 많았던 날, 외국 영화의 한 장면처럼 향초에 불을 붙이고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면 피곤이 확 풀릴 것 같다. 하지만 걱정도 된다. 향초에서 혹시 ‘유독’ 물질이 나오진 않을까?

향초는 타면서 공기 중에 다양한 증기와 입자를 배출한다. 그중 (파라핀 왁스로 만든 초라면 특히) 해로운 물질이 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러나 미국 ‘뉴욕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걱정할 일은 아니다. 집에서 가끔 향초를 켜는 정도로는 흡입 가능한 양이 아주 미미하기 때문이다.

2014년 벨기에의 톡스마인즈 등 연구진은 다양한 크기의 방에 파라핀 초를 켠 다음 무슨 물질이 나오는지, 그 물질들이 공기 중에 머무는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측정했다.

연구진은 초가 연소하면서 벤젠이나 포름알데히드 같은 발암성 화학 물질을 방출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화학 물질의 농도는 초를 4시간 내리 켜두었을 때 가장 높았는데, 그래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실내 공기 제한치의 절반 이하였다.

이런 실험은 대개 향초 관련 기업이 지원하는 경우가 많지만, 독립적인 연구도 결론은 같다. 향초는 타는 과정에서 화학 물질을 배출한다. 그러나 그 양은 매우 적다.

향 전문가인 파멜라 달튼 박사는 “대도시에 살면서 종일 자동차 매연을 ‘흡입하는’ 이들이 향초의 독성을 걱정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말한다. 비영리 단체에서 일하는 호흡기 독물학자 니케타 사데카 역시 “향초에서 나오는 화학 물질은 극히 소량이라 인간에게 위험이 되지 않는다”고 정리한다.

따라서 파라핀 왁스 대신 콩이나 스테아린, 밀랍으로 만든 향초를 권하는 건 건강보다 환경을 생각해서다. 초를 태운 다음에는 반드시 환기할 것. 초가 너무 빨리 타거나 그을음이 생기는 걸 막으려면 심지는 늘 6mm 길이로 관리하는 게 좋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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