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흡연 후 귀가 부모, 아이 눈까지 망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아동종합실태조사에 따르면 가정내 흡연율은 32%를 웃돌아 0∼17세의 아이들이 간접흡연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담배를 피우는 부모가 집에서 흡연하지 않아도 남은 흡착물을 통해 아이들이 고스란히 그 유해물질에 노출된다. 아이들은 체격이 작고 호흡기가 약해 위험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높다.

실제로 WHO에 따르면 간접흡연으로 인해 사망한 비흡연자는 연간 60만명에 이르며, 이중 아동이 28% 차지한다. 흡연은 간접이지만 아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다분이 ‘직접적’이다.

간접흡연이 더 위험한 이유 ‘생담배 연기’ 때문
간접흡연은 1차 흡연, 즉 흡연자가 담배연기를 직접 마시는 것이 아닌 2차, 3차로 분류되는 흡연을 뜻한다. 2차는 흡연자가 피우는 담배 연기를 주변의 사람들이 들이마시는 간접적 행태, 3차는 담배의 화학적 잔류물에 노출되는 행태를 가리킨다. 담배 연기의 지독한 속성 때문에 옷이나 섬유 등에서 쉽게 사라지지도 않는다.

담배 연기는 크게 두가지 형태로 구분한다. 흡연자가 들이마신 후 내뿜는 연기와 타고 있는 담배 끝에서 나오는 생담배 연기다. 두 연기 중 생담배 연기의 독성이 훨씬 강하다. 연구에 따르면 생담배 연기에서 독성 화학 물질의 농도가 2~3배 정도 더 높다. 이 생담배 연기는 입자 크기도 미세해 폐의 깊은 곳까지 스며들 수 있을 정도다. 간접흡연이 오히려 직접 담배를 피우는 사람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흡연자 주변, 3주가 지나도 니코틴 남아 있어
특히 아이들에게 더 독이다. 아이들 호흡수는 성인보다 2배 정도 많다. 성인이 한번 숨을 들이쉴 때 아이들은 2번 들이쉰다는 뜻이다. 이런 호흡은 독성물질이 폐안으로 들어갈 위험을 더 높인다. 흡연자가 담배 20개비를 실내에서 피운다 했을 때, 같이 있는 비흡연자 성인은 2개비를 피운 셈이고, 영유아는 3-4개비를 피운 만큼의 영향을 미친다.

국환경보건구에 따르면 담배의 유해물질인 니코틴이 공기와 결합하면 3주가 지나도 40%가량 남아있다. 흡연자 주변에 3주 이상 니코틴이 그대로 남아있을 수 있다 뜻이다. 주로 바닥에서 노는 아이들에게는 더욱 위험하다. 주변의 물건을 빨고 물고, 피부접촉까지 많아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이의 청력과 시력까지 앗아가는 간접흡연
‘간접흡연과 아동의 건강에 관한 WHO 보고서’에 따르면 간접흡연이 아동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신체적으로는 아동의 정상적인 폐 기능 발달을 저해하고, 만성 혹은 급성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주 원인이 된다.

정신적으로는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ADHD)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고 보고된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청력 저하, 수면무호흡증 등의 생활에서의 불편한 증상도 유발한다.

어린이 눈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데, 간접흡연을 하지 않은 아이들보다 눈의 맥락막이 6~8㎛ 더 얇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구성원 중 흡연자가 많을수록 아이의 눈 맥락막은 더 얇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망막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맥락막이 얇아지면 녹내장 등 실명 질환을 일으킬 위험이 높다.

담배 피운 후 최소 2시간 지나 집에 들어가야
아이의 건강까지 생각한다면 금연이 가장 최선의 방법이지만 당장에 어려운 일. 소중한 주변인을 위해 평소 흡연 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부모는 담배를 피운 후에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옷에 묻은 담배 유해물질이 남아있지 않도록 세탁을 잘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흡연 후에 양치하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입 속에 남아있는 유해물질 잔량을 다 씻어낼 수 없다.

집에 있는 아이들을 위한다면 귀가 2시간 전에는 담배를 피우지 말아야 한다. 집 안 여기저기 유해물질 잔량으로 인한 3차 흡연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환기도 자주해야 한다.

    정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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