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수유, 아기에게만 좋다?…”엄마 뇌 건강에도 유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모유수유가 아이의 인지발달에 도움을 준다는 것은 많이 알려졌다. 하지만 산모 자신의 인지력 유지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면?

미국 건강의학 웹진 헬스데이는 최근 국제학술지 《진화, 의학, 공중보건》에 발표된 논문을 토대로 모유수유를 했던 여성은 그렇지 않았던 여성에 비해 50세 이후 인지력이 훨씬 뛰어난 것으로 조사됐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 인류학과의 몰리 폭스 교수와 동료들은 출산 경험이 있는 50세 이상 여성 115명에 대해 12주간 두 번의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64명은 스스로를 우울하다고 말했고 51명은 우울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들은 모두 생리를 시작한 나이, 임신 횟수, 모유수유 여부, 수유 기간, 갱년기 연령 등 생식생활력에 대한 설문지를 작성했다. 또한 학습, 기억지체, 실행기능, 처리속도의 4개 영역에서 뇌 기능을 측정하는 심리 검사를 완료했다.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전체적으로 우울하지 않다고 답한 여성의 65%가 모유를 먹인 적이 있는 반면, 우울증을 앓고 있는 여성의 약 44%는 모유를 먹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울한 그룹과 우울하지 않은 그룹에 상관없이 모유 수유를 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4개 인지 영역에서 모두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우울하지 않은 그룹에선 4개 인지 영역이 모유수유와 뚜렷한 연관성을 보였다. 우울한 그룹에선 실행기능과 처리속도, 2개 인지 영역이 모유 수유와 강한 연관성을 보였다. 이 2개 인지 영역은 유연한 사고, 자기 통제, 작업 기억 같은 기술을 포괄한다.

모유를 먹이지 않은 여성은 1~12개월 모유를 먹인 여성에 4개 인지 영역 중 3개 영역에서 점수가 현저히 낮았다. 특히 1년 이상 모유수유를 한 여성과 비교했을 때는 4개 영역 모두에서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50세 이후 인지장애가 치매의 주요 형태이자 노인들의 장애원인인 알츠하이머병의 강력한 예측인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미국인의 약 3분의 2가 여성이다.

폭스 교수는 “모유수유가 여성의 에너지대사와 지질대사에 영향을 미친다고 봐야할 것 같다”면서 “이러한 대사기능은 이미 뇌 노화와 알츠하이머 위험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생물학적 원인 외에도 자녀와 유대관계를 맺는 심리학적, 사회적 경험이나 모유수유를 둘러싼 가족 내의 역학관계에 영향을 받은 것일 수도 있다고 봤다.

미국 신경학회 회원인 닐럼 애거월 러시 의대 교수는 “여성의 생식 이력과 인지력 저하 및 치매와의 관련성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확장시켜 주기 때문에 흥미로운 연구“라고 평가했다. 미국 보스턴 브리검 여성병원 모태의학클리닉의 니콜 스미스 박사는 ”모유수유가 어머니의 건강, 그 중에서도 심장병, 당뇨병, 유방암에 걸릴 위험을 낮춰준다“면서 ”모유수유를 하면 아기와 엄마의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해진다“고 말했다.

해당 논문의 원문은 다음 인터넷 주소(https://academic.oup.com/emph/advance-article/doi/10.1093/emph/eoab027/6380138?searchresult=1)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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