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에 유독 코로나 백신이 안 먹히는 이유는?

혈액암 환자가 코로나19 백신에 가장 덜 반응을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혈액암으로 투병하던 콜린 파월(84) 전 미국 국무장관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는데도 코로나 합병증으로 숨져 그 파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최근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접종을 완료(2회 접종)한 혈액암 환자 가운데 면역반응을 일으켜 항체가 형성된 비율은 36%에 그쳤다. 이에 비해 간암, 폐암 등 각종 고형암 환자의 항체 형성률은 78%, 건강한 사람들의 항체 형성률은 88%였다.

그렇다면 면역 반응을 방해해 코로나 백신이 먹히지 않게 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가 의료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전문가들은 면역 반응을 방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암 진단, 고령(나이 듦), 암 치료에 쓰는 각종 치료법 등을 꼽았다. 면역 반응을 방해하면 면역 반응이 약해진다.

미국 국립감염병재단의 의료 책임자인 윌리엄 샤프너 박사는 “영국의 새로운 연구는 고형암과 혈액암 환자들이 백신, 특히 코로나 백신에 최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유례없이 확실하고 완전하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파월은 면역체계에 특히 영향을 많이 미치는 혈액암인 다발성 골수종과 투병하다 숨졌다. 그는 부스터샷(세 번째의 백신 접종)을 맞을 예정이었으나, 예약 전에 사망했다. 샤프너 박사는 “부스터샷을 통해 면역에 반응하게 하는 것은 좋으나, 너무 크게 기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샤프너 박사에 의하면 암은 신체의 면역 체계, 특히 혈액암에 엄청난 피해를 주는 경향이 있다. 혈액암은 림프종처럼 면역계와 상호작용하거나 면역계의 일부인 세포에 자주 관여한다. 혈액암은 그 자체가 면역계의 정상적인 기능을 크게 떨어뜨리기 때문에, 코로나 백신이 유독 먹히지 않는다.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의 수석부회장 겸 최고의료책임자인 줄리 그랄로우 박사는 “암 진단은 면역 반응이 약해지는 위험 요소로서 나이를 능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베티 해밀턴 박사(혈액 및 골수이식 프로그램 책임자)는 암 치료에 쓰는 화학요법, 방사선 요법, 면역요법 등 치료법도 면역 반응을 방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면역이 억제 또는 저하된 환자들의 백신에 대한 반응이 적다는 느낌을 평소 받았다”며 그 사례로 암 환자와 장기 이식 환자를 들었다.

그러나 면역 반응이 약한 환자들도 코로나19 백신 및 부스터를 맞아야 한다고 이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해밀턴 박사는 “약간의 보호도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믿기 때문에, 이런 환자들에게 예방 접종을 여전히 권장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감염에서 안전을 확보하는 최선의 방법은 역시 격리”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주변 사람들의 예방접종, 공중보건 권장 사항의 철저한 준수,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인파 피하기, 손 자주 씻기, 환자와의 접촉 기피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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