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임영웅의 흉터 vs 마음의 ‘흉터’

[김용의 헬스앤]

[사진= MBC ‘라디오스타’ 캡처]

가수 임영웅의 얼굴에는 상처 자국이 남아 있다. 뺨에 가로로 난 꽤 긴 상처 흔적이 보인다. 임영웅은 “초등학교 때 넘어져서 얼굴을 크게 다쳤다. 30바늘이나 꿰맬 정도로 큰 수술을 했다”고 밝힌 적이 있다. 당시 상처 주변의 얼굴 신경까지 다칠까봐 걱정했다고 한다. 다행히 신경이 살아나서 얼굴 근육을 움직일 수 있게 됐다.

임영웅은 노래 연습만큼 표정 연습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흉터로 인해 웃을 때 오른쪽 입꼬리만 올라가 자연스런 표정이 나오지 않아서다. 그냥 두니 괜한 오해를 불러오기도 했다. 시간 날 때마다 왼쪽 얼굴에 힘을 주는 ‘훈련’을 했다. 지금의 자연스런 미소는 피나는 연습 덕분이다. 그래도 오래 웃으면 안면근육이 떨리는 고충이 있다고 한다.

임영웅은 톱스타가 된 지금도 얼굴 흉터를 지울 생각을 않는다. 그는 “흉터 제거를 고민했지만, 제 흉터도 좋아하는 팬들이 있어 그냥 두고 있다”고 했다. 그의 흉터는 보조개처럼 보이는 묘한 매력이 있다. 환한 미소와 잘 어울려 편안한 느낌을 준다. 어릴 때는 흉터가 콤플렉스였지만 지금은 ‘임영웅의 오늘’을 있게 한 상징처럼 보인다. 미장원을 했던 어머니와 고생스런 학창시절을 보낸 그의 이력이 얼굴의 흉터에 녹아있는 듯하다.

얼굴에 흉터가 있으면 위축되기 쉽다. 자꾸 졸아드는 모습이 얼굴에 드러나고 자존감이 떨어질 수도 있다. 행동이 부자연스럽고 우울해 보이기도 한다. 사회생활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 사람들은 함께 있어 기분이 좋고 행복감을 주는 사람을 가까이하기 마련이다. 늘 어둡고 우울한 얼굴이라면 함께 하기에 부담스러운 존재가 된다.

자신의 잘못이 아닌 사고나 화상으로 생긴 흉터로 인해 오랫동안 마음고생을 하는 사람이 있다. 자신이 피해자인데도 선입견과 편견이 작용해 마음의 병을 얻기도 한다. 흉터가 단순한 미적인 문제를 벗어나 ‘마음의 흉터’로 작용한다면 치료를 서두르는 게 좋을 수도 있다. 원래의 피부로 돌아가지 않아도 호전되는 느낌만으로 절반은 성공하는 것이다. 치료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지만 이 과정에서 서서히 자존감을 회복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의 흉터를 깨끗이 지우는 것이다. 겉으로 드러난 흉터는 지워도 마음의 흉터가 그대로 있으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라는 용어가 있다.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는 힘을 일컫는 말이다. 심리학에서는 주로 시련이나 고난을 이겨내는 긍정적인 힘을 의미한다. 온갖 어려움을 딛고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회복탄력성이 뛰어났다. 한 순간의 어려움에  좌절하지 않고 각고의 노력 끝에 목표를 성취한 사람들이다. 회복탄력성은 결국 자기조절능력과 대인관계능력이 바탕이 된다. 우울감에 빠져 방황하기보다는 끊임없는 자기조절로 주변 사람들과 소통하며 성공의 디딤돌을 하나씩 쌓아올렸다.

[사진= MBC ‘라디오스타’]
임영웅의 얼굴 흉터는 청소년 시절 엄청난 콤플렉스로 작용했을 것이다. 하얀 피부, 잘 생긴 얼굴에 긴 상처 자국이 남았으니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다. 웃을 때도 부자연스러워 사람 만나기가 두려웠을지도 모른다. 자칫하면 얼굴 흉터가 ‘마음의 흉터’로 자리 잡아 끝내 좌절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임영웅은 회복탄력성이 뛰어났던 것 같다. 그는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해 콤플렉스였던 흉터를 ‘성공 스토리’로 승화시켰다.

일부 팬들이 임영웅에게 “흉터를 그대로 두라”고 하는 것은 성공 스토리의 상징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고단했던 무명 시절, 흉터를 보면서 마음을 다 잡았을 것이다. 경제적 여유가 생긴 지금도 흉터를 없애지 않는 것은 이런 깊은 뜻이 숨어 있을 것이다. 임영웅의 흉터는 전혀 흉하지 않으니 이제 ‘흉터’라 할 수 없다. 오히려 그에게 다가가는 매력 포인트가 되고 있다.

얼굴의 작은 흉터 하나가 치유할 수 없는 마음의 상처로 남는 사람도 있지만, 회복탄력성을 견고하게 쌓는 계기가 되는 경우도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얼굴의 작은 흉터, 점, 그리고 치아 배열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주변 사람들은 전혀 의식하지 않는데, 스스로 움츠려들고 마음의 벽을 쌓는다. 우리 주위에는 반신불수의 몸으로도 사람들과 소통하며 성공스토리를 쓴 사람들이 많다. 작은 흉터 하나가 마음의 흉터가 되어서는 안 된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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