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발견 “면역반응도 유전된다” 그럼 예방접종도? (연구)

항체면역 시스템. 면역반응과 면역체계도 유전된다는 첫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각종 면역 반응·체계도 자손에게 유전된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본대·자를란트대,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 스위스 로잔대, 그리스 아테네대 등 4개국 공동 연구팀의 동물실험 결과다.

이에 따르면 피부병과 호흡기질환 등을 일으키는 진균(곰팡이균)에 감염됐다 회복했거나 진균 화합물의 자극을 받은 생쥐는 여러 세대에 걸쳐 보호기능을 향상시켜 후손에게 유전적으로 물려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면역반응도 개선해 후손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에 의하면 DNA(디옥시리보핵산) 염기서열에 기록된 내용만 유전되는 게 아니라, 환경적 영향도 다음 세대로 유전된다.

예컨대 1944~1945년 겨울, 많은 사람들이 굶주릴 때 자궁에서 자란 어린이는 발달 중 식량 부족에 적응하기 위해 신진대사의 전형적인 변화를 나타냈으며, 이 때문에 당뇨병, 비만에 걸릴 위험이 더 높았다. 후성유전학 연구는 분자 수준에서 이런 관계, 즉 유전자 기능의 변화를 조사한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독일 본대학교 ‘생명 의과학 연구소(LIMES Institute)’ 안드레아스 슐리처 교수는 “유전 정보를 읽기 위해 DNA의 모든 영역에 동등하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메틸기가 접근을 차단할 경우 유전자를 제대로 읽을 수 없다. 이 같은 연관성은 수십 년 동안 연구됐다. 그 결과 식물과 무척추 동물에서 ‘감염에 대한 저항력’이 다음 세대로 유전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이번 연구 결과 포유류에서 면역반응, 면역체계가 다음 세대로 유전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생쥐 수컷을 칸디다균(Candida albicans)에 감염시킨 뒤, 감염에서 회복된 이 수컷을 매우 건강한 암컷과 교배시켰다. 그리고 여기서 태어난 생쥐와 칸디다균에 감염되지 않았던 생쥐 쌍의 자손과 비교했다. 또 면역체계의 상태를 실험적으로 조사하기 위해, 다음 세대의 생쥐 수컷을 대장균류(coliform bacteria)에 감염시켰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종전에 칸디다균에 감염됐던 생쥐 수컷의 자손은 칸디다균에 감염되지 않았던 생쥐 수컷의 자손보다 대장균류 감염으로부터 훨씬 더 강한 보호기능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보호기능의 유전적 영향은 다음 세대에서도 뚜렷했다.

연구팀은 면역반응의 유전 메커니즘을 알기 위해 단핵구, 호중구 등 전형적인 면역세포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칸디다균에 감염된 생쥐 수컷의 자손과 칸디다균에 감염되지 않은 생쥐 수컷의 자손(대조군) 사이에는 별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칸디다균에 감염됐던 생쥐 수컷의 자손에서 ‘주조직적합성 복합체(MHC) 클래스 II’가 상향 조절돼 면역 체계의 일부를 활성화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염증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활성도 칸디다균에 감염된 생쥐 수컷의 자손에서 상향 조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칸디다균에 감염된 생쥐 수컷의 자손에서 염증과 관련된 유전자는 칸디다균에 감염되지 않은 생쥐 수컷의 자손보다 단핵구 전구체에서 더 읽기 쉬운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생쥐 수컷이 칸디다균에 감염됐다면 단핵구 전구체가 후성유전적으로 재배선(rewire)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이런 정보를 어떻게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지 규명하기 위해 칸디다균에 감염된 생쥐 수컷 정자의 유전자 활성을 조사했다. 또 메틸 그룹이 유전자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는 정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유전자 마커(표지자)의 변화가 뚜렷히 나타났다. 칸디다균에 감염된 생쥐 수컷의 자손은 염증 과정과 단핵구 성숙에 중요한 유전자 영역에서 유전자를 덜 차단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자 표지(markings)에 대한 정보가 어떻게 면역세포의 주요 생성 부위인 골수에 이르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포유류에서도 감염병에 대한 적응이 후손에게 유전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보여줬다.

고전적인 진화 이론은 유전자 코드의 변화를 통해 적응이 서서히 이뤄진다고 본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유전자 코드와 관계없이 유전자 활성이 후성유전적 조절을 빠르게 변화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번 연구 결과가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실히 알 수 없다. 그러나 생쥐와 인간은 관련된 면역체계 메커니즘과 세포가 매우 비슷하기 때문에, 이번 연구 결과를 사실이라고 가정하고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연구 결과(Transmission of trained immunity and heterologous resistance to infections across generations)는 학술지 ≪네이처 면역학((Nature Immunology)≫에 실렸고 미국 건강의학 매체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소개했다.

김영섭 기자 edwdki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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