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박테리아, 전립선암 키우는 남성호르몬 생산(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립선암 치료방법의 핵심은 전립선암의 성장을 촉진하는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을 차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안드로겐의 주요 공급원인 고환을 외과적으로 제거하거나 약물을 통해 호르몬 생성을 억제하는 방법을 쓴다.

하지만 일부 전립선암은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치료에 대한 내성을 갖게 되고 다시 퍼져나가게 된다. 다른 암 역시 유사하게 내성을 보일 때가 많은데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 내성을 갖게 되는지 불분명할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립선암의 경우 그 범인이 장내 박테리아일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루가노대(USI) 종양연구소 연구진이 최근 «사이언스 저널»에 발표한 논문을 토대로 미국 건강의학 포털 웹엠디(WebMD)15(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거세된 쥐와 안드로겐 차단 치료를 받는 사람의 내장 박테리아 중 일부가 혈류로 쉽게 흡수되는 안드로겐을 생산해내기 시작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렇게 생산되는 안드로겐은 전립선암의 성장을 돕고 또 그에 대한 치료에 대한 내성을 갖게 했다..

박테리아가 남성호르몬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으로 밝혀진 것이다. 하지만 무엇이 박테리아로 하여금 안드로겐을 생성하게 하는지는 규명되지 못했다. 다만 안드로겐 차단 치료가 이를 촉진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안드로겐 차단치료에 내성이 있는 전립선암을 가진 쥐의 분변 박테리아를 이식할 경우 다른 동물에게도 내성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내성이 있는 전립선암 환자의 분변 박테리아를 전립선암에 걸린 쥐에게 이식했을 때 역시 내성 반응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 반대효과도 있었다. 안드로겐에 민감하게 반응해 내성이 없는 전립선암에 걸린 쥐나 사람의 분변 박테리아를 이식할 경우 전립선암의 성장이 제한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로 전립선암 치료를 위해 새로운 대상을 선정할 수 있게 됐다. 남성호르몬을 생성하는 장내 박테리아들이다. 연구진은 해당 박테리아를 제거했을 때 전립선암이 내성을 갖게 되는 속도가 훨씬 느려지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안드로겐을 생산하는 박테리아가 내장 외에도 요로(尿路)나 종양 자체에도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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