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찌는 게 두려운 중년 여성들이 알아야 할 것들

[권순일의 헬스리서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 외국 여성의 블로그에서 다음과 같은 글을 본 적이 있다. 자신이 중년이 됐다는 것을 느낀 상황으로 ‘지난해 입었던 바지가 더 이상 맞지 않을 정도로 자신도 모르게 체중이 부쩍 늘어났을 때였다’는 것이다.

이처럼 중년의 체중 증가는 현실이다. 최근 갱년기 식사지침과 관련된 책을 펴낸 미국의 영양학 전문가이자 작가인 엘리자베스 워드는 ”갱년기를 맞은 여성들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완경(폐경)에 대해 충분히 얘기하지 않고 몸이 겪을 변화에 대해 교육도 받지 않는 것”이라며 “이러다가 어느 날 체중계 숫자가 올라가고, 옷이 맞지 않을 때 깜짝 놀라게 된다”고 지적한다.

사실 중년 여성의 체중 증가와 관련해서는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이 꽤 있다. 이 때문에 갱년기에 살이 찌는 것은 스스로를 관리하지 않고,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자유롭게 행동한 결과라고 몰아붙이게 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년 여성이 평소대로 생활을 해도 1년에 약 0.68㎏은 저절로 체중이 증가한다. 이는 나이가 들수록 신진대사가 느려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근육도 점차 줄어든다. 근육은 지방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태운다. 여기에 대표적인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분비가 줄어들면서 복부 주위에 지방이 더 쌓이게 된다.

체중 증가가 본격적인 완경기에 들어가기까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도 오해 중 하나다. 체중이 늘어나는 것은 실제로 완경 전 단계에서 시작된다. 12개월 동안 연속적으로 생리가 없을 때 완경으로 정의되는데 전 단계에서 완경이 이뤄지기까지 10년이 걸릴 수도 있다.

이런 갱년기 때 살이 찌는 것은 외모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신체 건강에도 좋지 않다. 체중이 늘어나면 당뇨병, 심장병, 암과 같은 질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고 안면홍조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

그렇다면 갱년기 체중 증가는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중년의 경우 체중이 늘어나는 것은 정상이지만 체중을 줄이거나 증가를 멈추기 위해 할 수 있는 조치들이 있다”고 말한다.

첫째로 걷기 등의 유산소운동에 더해 근력운동을 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신진대사가 느려지는 것은 주로 근육의 감소 때문이다. 따라서 근육을 보존하고 여기에 더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1주일에 150분 유산소운동과 두 번 정도의 근력운동을 하는 게 좋다. 운동은 체중 조절뿐만 아니라 수면 문제, 기분 전환, 갱년기 부작용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해질녘이나 해 진 후에 먹는 것은 우리 몸이 음식을 가장 잘 처리하는 방식과 일치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여성들은 낮 동안 충분히 식사를 하지 않고 저녁을 먹으면서 너무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는 것이 흔한 일이고, 이것은 체중 조절에도 문제를 일으킨다”고 지적한다.

살이 찐다고 과격한 다이어트를 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많은 다이어트 방법이 칼로리와 영양분이 너무 낮기 때문에 지속할 수 없다는 단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식사량에서 10%정도를 줄이는 등 작은 식습관 변화가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건강과 행복에 대한 훨씬 좋은 접근법이다.

이와 함께 단백질과 좋은 탄수화물 섭취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중년 시기에 살을 빼려면 탄수화물 섭취를 크게 줄여야 하는 것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과일, 채소, 플레인 요구르트와 같은 유제품, 통곡물 등의 탄수화물 식품에는 비타민, 미네랄, 섬유질이 풍부해 건강 유지에 꼭 필요하다.

대신에 쿠키, 칩, 아이스크림과 같은 저 영양 탄수화물 식품은 줄여야 한다. 그리고 식사나 간식에 단백질 식품도 꼭 포함시켜야 한다.

전문가들은 “육체는 균형 잡힌 삶을 통해 변하는 것”이라며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고, 육체적으로 활동적인 것이 중년 여성의 삶을 어떻게 향상시키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한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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