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치료제, 치매 발생 위험 낮출 수도(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혈압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되는 이뇨제가 유전적으로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높은 사람들이 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이다. 부메타나이드라는 약은 1970년대 초부터 고혈압은 물론 심부전, 간 기능 장애, 신장(콩팥) 질환 등에 의한 체내에서 수분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는 체액 저류 치료에도 이용돼 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캠퍼스(UCSF) 연구팀에 따르면, 소변 생성을 촉진하는 이뇨제인 부메타나이드를 복용한 사람들은 이 약을 투여 받지 않은 사람들보다 알츠하이머병 유병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알츠하이머협회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은 진행을 늦추는데 사용되는 약은 있지만 아직까지 치료법은 없다. 이와 관련해 아포지단백질 E(APOE4)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고령에 발생하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연구팀은 213개의 뇌 조직 샘플에서 나온 자료를 분석하고, 알츠하이머 유전자 발현 신호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APOE4 알츠하이머 신호를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1300여개의 약품과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 알츠하이머병을 중화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유전자 발현 신호와 관련이 있는 약물 5가지가 확인됐는데 이중 부메타나이드가 가장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쥐와 줄기세포에서 파생된 인간 신경세포를 대상으로 실험을 한 결과, 인간 APOE4 유전자가 발현된 쥐를 약물로 치료하면 학습과 기억력 손실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중화시키는 효과는 인간 세포 기반 모델에서도 확인됐으며 이는 부메타나이드를 복용한 사람들은 알츠하이머병 발병률이 더 낮아야 한다는 가설을 낳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500여만 명의 전자 건강기록 자료를 부메타나이드를 복용한 65세 이상의 성인과 복용하지 않은 동년배의 2개 그룹으로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APOE4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면서 부메타나이드를 복용한 사람들은 이 약을 복용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알츠하이머병 유병률이 35~7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Experimental and real-world evidence supporting the computational repurposing of bumetanide for APOE4-related Alzheimer’s disease)는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ng)’에 실렸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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