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1회 접종만…일부 국가 접종 전략 바꿨다

지난 8월 대입수험생들이 서울 용산구 백신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 대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어린 자녀에게 코로나 백신을 접종해야 할지 학부모들의 고심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일부 국가들은 아이들에 대한 백신 접종 전략을 바꿨다. 아이들에게는 백신을 1회만 투여하겠다는 것.

영국,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홍콩 정부 등은 12세 이상 어린이에게 화이자 백신 1회 접종을 권고했다. 1회 접종은 2회 접종보다 코로나19를 예방하는 효과는 떨어지지만, 2회 접종으로 발생 가능한 부작용은 막을 수 있다는 이유다.

해당 국가들의 보건당국은 심장에 염증이 생기는 심근염과 같은 부작용이 나이가 많은 사람보다 청소년이나 어린 성인에게 더 흔하게 발생한다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러한 권고 지침을 내렸다.

심근염은 mRNA 백신 2차 접종 후 유의미하게 발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1회 접종만 투여 받으면 이러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해진다는 것. 16~19세 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이들은 2차 접종 후 심근염 발병률이 증가했는데, 동일 연령대의 백신 미접종자보다 9배 더 높았다.

앞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연구에서는 12~17세 소년 100만 명에게 백신을 접종하면 이들 중 최대 70명에게 심근염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코로나19 감염으로 심장질환이 발생할 위험은 그보다 더욱 높다는 게 CDC의 설명이다.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실린 최신 연구에서는 백신 접종 후 심근염이 발생할 확률이 가장 높은 연령층과 성별은 16~29세 사이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령대 남성 100만 명당 11명이 예방접종 후 수일 안에 심근염이 발생했다. 이 연구에서 심근염이 발생한 54건 중 한 건은 인공호흡기가 필요할 정도로 환자의 상태가 나빴고, 환자 한 명은 퇴원 직후 사망했다.

이러한 연구들에서 심근염 발병률은 연령뿐 아니라 성별의 영향도 받는 것으로 확인된다. 백신 접종 후 심근염이 발생하는 사례들은 대부분 남성에게서 발생한다. 이로 인해 전문가들은 성별에 따른 백신 접종 전략을 세우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과 일부 국가들의 새로운 백신 접종 전략으로, 앞으로 아이들 대상 1회 접종을 검토하는 나라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영국 백신자문단 일원인 제레미 브라운 박사는 “심근염이 일부 사람들에게는 심장을 영구적으로 쇠약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며 “백신 접종이 안전하다는 확답을 내리기 어려운 이유”라고 말했다.

또한, 12~15세의 건강한 아이들은 코로나19 감염으로 위중한 상태에 이를 확률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백신의 안전성을 제대로 확인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에게 1회만 접종할 건지, 2회 모두 접종할 것이지는 백신의 혜택과 부작용을 계산하고 각 나라의 긴급성 등을 고려해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미국은 아직도 매일 코로나로 2000여 명이 사망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에 백신 접종은 부작용보다 혜택이 훨씬 크다는 입장으로, 아이들에 대한 1회 접종을 고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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