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틴 계열 고지혈증치료제, 당뇨병 악화 우려(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나쁜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대표적인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 치료제인 스타틴 계열의 약물(statins)이 제2형 당뇨병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따라서 제2형 당뇨병 환자 중 스타틴 계열의 고지혈증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는 성인은 증상 악화를 피하기 위해 당뇨병 치료를 적절히 조절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미국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UTSW) 연구 결과다. 이에 따르면 스타틴 계열의 처방약을 복용하는 당뇨병 환자는 그렇지 않은 당뇨병 환자보다 혈당 수치가 치솟고, 각종 합병증 발생률이 높아지는 등 증상이 악화될 위험이 상당히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틴 계열의 처방약을 복용하는 환자의 경우 56%가 당뇨병 악화 징후를 보였고, 인슐린 치료 및 혈당을 떨어뜨리는 요법을 시작해야 했다. 이에 비해 스타틴 계열의 처방약을 복용하지 않은 환자의 경우에는 48%가 당뇨병 악화 징후를 보였고, 인슐린 치료 및 기타 혈당 강하 요법을 시작해야 했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이샥 맨시 UTSW 교수(의학·데이터·인구과학)는 UPI통신에 보낸 이메일에서 “연관성은 인과관계를 입증하지 않으므로, 우리 연구에 따라 당뇨병 환자가 스타틴 계열의 약물 복용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스타틴을 복용 중인 당뇨병 환자가 치료를 시작할 때, 당뇨병 치료제의 복용량을 단계적으로 늘려가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약물 조절(약물 복용량 변경 및 약물 변경)은 당뇨병 관리의 일반적인 관행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P)에 따르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미국인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약 2800만 명이 스타인 계열의 약물인 아토르바스타틴(제품명 리피토)을 비롯해 로바스타틴, 로수바스타틴 등을 복용하고 있다.

뉴욕주 보건부에 의하면 제2형 당뇨병이 있는 성인의 약 50%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 또한 그들 가운데 인슐린 저항성과 혈당 수치의 증가 등 당뇨병 증상의 악화로 스타틴 계열의 약물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연구팀은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스타틴 계열 약물의 복용을 무턱대고 중단하면 심장마비나 뇌졸중을 일으킬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팀은 스타틴 계열의 약물을 복용한 제2형 당뇨병 환자(성인) 약 8만 3000명과 이 약물을 복용하지 않은 비슷한 인구집단의 당뇨병 진행률을 비교, 분석했다. 이들 환자는 모두 재향군인 의료시스템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들 환자가 건강한 인슐린 수치를 유지하기 위한 치료 또는 혈당을 떨어뜨리는 치료를 시작해야 할 경우 당뇨병이 진행(증상 악화)되는 것으로 간주했다. 또 케톤산증 등 당뇨 합병증으로 심각한 탈수, 고혈당증 또는 위험 수위의 높은 혈당 수치를 나타내는 사람들의 경우도 당뇨병이 진행되는 것으로 규정했다.

연구팀은 특히 내과 전문의들에게 스타틴 계열의 약물을 복용하는 제2형 당뇨병 환자들에 대한 세심하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이와 함께 “당뇨 합병증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체중 조절, 신체 활동, 금연 등 건전한 생활 방식의 유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Association of Statin Therapy Initiation With Diabetes Progression: A Retrospective Matched-Cohort Study)는 ≪미국의사협회 내과학회지(JAMA Internal Medicine)≫에 실렸고 UPI통신이 소개했다.

한편 스타틴 계열의 약물을 장기 복용하면 당뇨병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한동안 잇따랐다. 이에 따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12년, 스타틴 계열의 모든 약물에 대해 ‘당화혈색소(HbA1c) 수치를 높일 수 있다’라는 경고문을 추가하도록 의무화했다. 하지만 스타틴 계열의 약물 가운데 피타바스타틴(제품명 리바로)은 당뇨병 유발 가능성과 무관하다는 연구 결과가 여러 차례 나왔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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