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클로버 백신, 백신 부족 국가 돌파구 될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의 새로운 코로나19 백신이 종전 중국 백신보다 월등한 예방효과를 보여 백신을 못 구해 발을 동동 구르던 저소득국가에 복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과학전문저널 《사이언스》가 지난 9월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화제의 백신은 중국 생명공학기업 ‘클로버 바이오파마슈티컬(싼예차오생물)’이 지난 9월 22일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SCB-2019’ 백신(이하 클로버 백신)이다. 단백질 재조합 방식으로 2회 접종 받는 이 백신은 냉동고가 필요한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과 달리 냉장 보관이 가능하다.

중국의 7번째 백신인 이 백신은 4개 대륙에서 18세 이상 성인 약 3만 명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했다. 그 결과 세계보건기구(WHO)가 우려변이로 지정한 4개 변이와 관심변이로 지정됐지만 돌파감염율이 높은 뮤 변이까지 5개 변이에 대해 현재 접종 중인 중국 백신 6종 보다 높은 예방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우점종인 된 델타 변이에 대해선 78.7%, 뮤 변이에 대해선 58.6%의 예방효과를 보였다. 이를 5종의 변이를 포괄한 전체 예방효과는 67.2%였지만 중증 예방도는 83.7%로 높게 조사됐다.

클로버 바이오파마슈티컬은 임상시험 결과를 명확히 밝히지 않아 효능에 의문을 낳는 다른 중국 백신과 달리 1상 임상시험 때부터 국제학술지에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 9월 22일 정식 제품 설명회 때도 슬라이드까지 동원하며 임상시험 결과를 투명하고 세세하게 발표해 공신력을 높였다. 미국의 코로나19 백신시험네트워크를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미국 메릴랜드의대의 캐슬린 뉴질 교수는 “환상적”이라며 “세계를 위해 좋은 소식”이라며 반겼다.

클로버 백신 임상시험의 또 다른 특징은 참가자의 49%를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어 이미 항체를 갖고 있는 사람들로 선정했다는 점이다. 감염자 그룹에 대한 백신 예방 효과는 64.2%로 나타났다. 국제 민간기구 감염병예방혁신연합(CEPI)의 니콜라스 잭슨 전무이사는 “이번 임상시험은 비록 바이러스에 감염된 적이 있더라도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의미가 있음을 보여준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은 지금까지 모두 24개가 개발됐다. 그 중에서 중국이 개발한 백신이 6종이다. 6종 중 시노백과 시노팜 2종을 포함한 4종은 독성을 약화시킨 코로나19 바이러스(사스-CoV-2)를 사용하는 전통적 방식의 비활성화 백신이다. 칸시노(CanSino Biologics)사가 개발한 칸시노 백신은 비활성화한 아데노바이러스에 코로나 바이러스의 DNA를 주입한 바이러스 벡터 백신이다. 중국에서 지난 3월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ZF2001’가 있다. 이 백신은 중국과학아카데미와 안후이지페이생물이 공동 개발한 지페이 백신(ZF2001)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활용한 재조합 단백질 백신이다.

클로버 백신도 재조합 단백질 백신이다. 다만 미국의 노바백스사가 개발 중인 백신처럼 스파이크 단백질에다 포유류세포인 CHO(중국 햄스터 난소세포)에서 생산된 알루미늄염과 DNA를 결합한 면역자극제가 혼합돼 있다. 싼예차오생물은 올 4분기 WHO와 각국 의약감독기구에 승인 신청을 제출할 계획이며, 이르면 올해 말경 백신 접종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승인이 이뤄진다면 클로버 백신은 세계 최대의 백신 공급국으로서의 중국의 위상을 공고히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제3세계에 코로나19 백신을 공유하기 위한 국제 프로젝트 ‘코백스(COVAX)’는 목표했던 백신 공급량을 확보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그러나 승인이 이뤄질 경우 싼예차오생물로부터 최대 4억1400만 회분의 클로버 백신을 공급받기로 해 한숨을 돌린 상황이다.

클로버 백신은 또한 중국 백신의 품질에 대한 인식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60억 회분 이상 생산된 코로나19 백신 중 절반 이상이 중국산이다. 중국 자체 소화 분량만 20억 회분에 이른다. 하지만 시노팜과 시노백으로 대표되는 중국 백신의 효능은 서방국가에서 개발한 대부분의 백신보다 훨씬 낮았고 예방효과의 지속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8월 25일 사전 공개된 연구 논문에 따르면 브라질에서 6000만 명에 대한 연구결과 중국 시노백 백신의 사망 예방효과는 35.4%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영국 옥스퍼드대·아스트라제네카의 사망 예방 효과는 70.5%로 두 배 가량 높았다.

시노팜 백신에 대한 평판도 비슷하다. 아랍에미리트(UAE)의 경우 지난해 9월 시노팜 백신을 승인하며 시노팜 백신을 가장 많이 접종한 국가 중 하나가 됐다. 그러나 올해 5월 들어 높은 백신 접종률에도 불구하고 확진자 규모가 급증해 부랴부랴 대규모 부스터샷(추가접종) 시행에 들어간 첫 번째 나라가 됐다. 인도양의 섬나라 세이셸도 시노팜 백신 접종율이 높았지만 놀라울 정도로 많은 돌파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이런 상황에서 클로버 백신의 등장은 대부분 백신접종을 받지 못하고 있는 제3세계 사람들에게 희소식이 될 수밖에 없다. 중국은 14억 인구의 70% 이상이 이미 백신접종을 완료했기 때문에 당장 대량 백신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 따라서 클로버 백신이 코백스를 통해 제3세계 사람들에게 접종될 가능성이 크다. 시노백과 시노팜 백신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것을 클로버 백신이 대체하는 효과도 예상 할 수 있다.

멜라니 사빌 CEPI 연구개발(R&D) 이사는 클로버 백신이 중국 외 국가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부스터샷의 일환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CEPI가 클로버백신과 같은 단백질재조합 백신과 mRNA백신 및 바이러스벡터 백신의 교차접종의 효과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면서 “(클로버 백신의 경우) 델타 변이를 포함해 다양한 변이에 대한 예방효과가 크기 때문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건필 기자 hanguru@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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