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 싫은 게 유전 탓이라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부모와 자식은 여러 기질을 공유한다. 예를 들면 브로콜리 같은 채소를 싫어하는 것 역시 유전의 영향이다.

채소를 먹었을 때 ‘맛이 없다’고 느끼는 까닭은 타액 속 박테리아가 채소 조직의 효소와 만나 생성하는 특정 화합물 탓이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부모의 화합물 수치가 높으면, 자식들 역시 화합물의 양이 많다. 채소를 싫어하는 입맛이 부모에서 자식에게 전해지는 셈이다.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연구진은 6~8세 아이들과 그 부모 98쌍 등 모두 196명의 타액을 채취해 콜리플라워 분말과 섞었다. 콜리플라워는 배추속(屬) 식물로 브로콜리, 양배추 등과 사촌 격이다.

연구진은 타액과 분말을 섞을 때 발생하는 황화합물을 분석했다. 황화합물의 생성량은 개인차가 컸으나, 아이들의 생성량은 부모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부모와 자식의 타액 성분 구성이 유전적으로 비슷하고, 이에 따라 입 안 미생물 생태계가 유사하게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황화합물 생성량이 많은 아이들은 브로콜리 등 배추속 채소를 싫어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이런 현상이 부모 세대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황화합물이 주는 불쾌한 느낌을 견디도록 적응한 덕분이다.

이 연구(In-Mouth Volatile Production from Brassica Vegetables (Cauliflower) and Associations with Liking in an Adult/Child Cohort)는 《농업 및 식품 화학 저널(journal of agricultural and food chemistry)》이 싣고, 미국 건강 매체 ‘웹엠디’가 소개했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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