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사람도 살찐다고? 그럼 어떻게?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선선하다. 아침 최저 13~20도, 낮 최고 22~27도. 서해안에는 빗방울 살짝 떨어지는 곳 있겠다.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는 ‘좋음’ 수준이고, 자외선은 ‘보통’ 수준이겠다. 기상청에서는 “일교차가 크고 내륙지방에선 낮밤 기온차가 10도 이상 날 수 있으니 건강에 특히 유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오늘의 건강=가을은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하늘은 쑥 올라가서 더 파래지고, 말이 살찌는 계절이라는데, 사람도 살이 찔까? 의학계에서는 여러 측면에서 그럴 가능성이 있지만, 전략을 잘 짜서 실행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진화생물학적 이유=인류는 생존을 위해 모진 추위에 대비해야 했다. 특히 식량이 부족한 겨울을 앞둔 가을에 인체에 에너지원을 축적시켜야 하므로, 음식이 보이면 본능적으로 손이 가도록 진화했을 가능성이 크다. ‘인체의 배꼽시계’는 허기를 느끼는 호르몬인 그렐린과 포만감을 느끼는 렙틴의 분비 비율을 조절하는데, 상당수 과학자들은 가을에는 봄여름보다 그렐린의 비율이 높도록 세팅됐다고 주장한다. 이에 더해 냉장고의 개발과 농업의 발달 등으로 식량이 풍부한 시대가 갑자기 전개돼 살이 찌운 환경에서 ‘가을의 식성’이 더해져 살찌기 쉬워진다는 것.

▼햇빛과 식욕=‘행복호르몬’이라 불리는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은 뇌에서 분비돼 기분, 수면, 기억력, 인지기능, 충동성 조절 등에 관여한다. 세로토닌은 식욕, 특히 탄수화물 섭취와도 관련이 있는데 세로토닌이 증가하면 식욕이 떨어지고, 감소하면 식욕이 증가한다. 가을에는 여름에 비해 일조량이 줄어들어 세로토닌의 분비가 줄어들고 이에 따라 식욕이 증가하므로 살찌기 쉬워지는 환경이 된다.

▼심리적 요인=다이어트 전문가들에 따르면 상당수 한국인은 △새해 목표에 따라 1~2월 다이어트를 하다가 곧 시들해지고 △4~7월 여름의 노출 시기를 앞두고 다이어트 강도를 높이다가 △여름 유지기를 지나면서 살이 시나브로 붙기 시작하고 △추석연휴를 포함한 가을에 과식해서 몸무게가 늘고 △연말에 정점을 찍고 다시 새해 목표를 세우는 것을 되풀이한다. 가을은 노출 시기가 지나고, 살을 빼기 위한 특별한 동기도 없어서 비만이 되기 쉬운 계절이라는 설명이다.

▼기타 요인=가을에는 입맛을 당기는 각종 과일, 생선 등이 쏟아져 나와 유혹하는 시기. 밥도 햅쌀이 나와서 밥맛이 좋아질 때이다. 이밖에 일반적으로 심각한 급성 스트레스는 ‘식음을 전폐’할 정도로 식욕을 뚝 떨어뜨리지만, 만성 스트레스는 코르티솔 호르몬 분비를 증가시켜 식욕을 자극한다. 또, 불규칙한 수면과 밤샘 습관, 오래 앉아서 근무하는 습관 등도 비만을 유발한다고 본다. 가을에는 한 해의 스트레스가 누적되고, 수험생들이 막바지 기치를 올려야 하는 것을 비롯해서 이런 환경요인에도 취약해지기 쉽다.

▼건강체중을 지키려면=체중유지의 왕도, 비법은 없다. 적절한 식사와 규칙적 운동에다가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가 곁들여져야 한다. 이를 위해선 ‘쉽지만, 쉽지 않은 원칙’을 충실히 지켜야 한다.

①적절한 식사=규칙적으로 먹되, 아침을 충분히 먹어서 ‘대사량 세팅’을 적정히 한다. 식사는 반찬을 골고루, 천천히 꼭꼭 씹어서 먹는다. 식사전후에 물을 마시는 것은 좋다. 흰쌀밥, 흰 빵, 단 것 등을 통한 탄수화물 섭취를 줄여야 하고 탄산음료, 믹스커피 등을 덜 마셔야 한다.

②운동=운동은 1주 3회 이상 유산소운동, 근육운동, 유연성운동을 병행한다. 어떤 사람은 산책만으로 충분하다고 여기지만 최소한 땀을 흘릴 정도가 돼야 한다. 유산소운동을 할 때에는 고강도와 중·저강도를 병행하는 ‘인터벌운동’이 열량을 소모하는 데 효과적. 근육운동은 관절 부상을 조심하되, 근육이 당기는 느낌이 들 정도가 돼야 운동효과를 거둘 수 있다.

③기타 습관=잠을 규칙적으로 7시간 이상 자도록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사량 세팅과 호르몬 분비 등에서 문제가 생겨 체중조절이 어려울 수 있다. 책상에서 일할 때에는 최소 50분마다 일어나서 몸을 움직이도록 한다. 아무리 세상살이가 힘들어도 운동, 음악 감상, 취미생활, 온욕, 명상 등으로 스트레스를 그때그때 풀어야 한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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