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연구소, 박쥐 통해 코로나바이러스 조작 꾀했다”

과학자들 "미 정부에 연구비 지원했다 퇴짜"

[사진=gettyimagesbank]
중국 우한의 과학자들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유행 전에 전염성이 강한 변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만들 계획을 세우고 미국 정부에 연구비 지원을 했던 사실이 드러났다고 텔레그래프, 더 타임스 등 영국 언론이 21일 앞 다퉈 보도했다. 영국 신문들은 코로나19의 발생원인을 찾는 세계 과학자들의 협력팀인 ‘드래스틱(DRASTIC. Radical Autonomous Search Team Investigating COVID-19)이 공개한 문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드래스틱은 이날 “2018년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에코헬스 동맹’이 우한 연구소 과학자들과 함께 공중에 떠도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중국 박쥐에게 주입시켜 사람에게 더 잘 감염시키도록 조작하는 연구를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에 제안했다가 퇴짜를 맞았다”고 주장했다. 드래스틱은 익명의 제보자에 의해 이 사실을 알게 됐고 문서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우한 과학자들은 에코헬스 동맹을 통해 코로나19가 최초로 나타나기 1년 6개월 전, 박쥐 코로나바이러스의 새로운 ‘키메라 스파이크 단백질’을 포함한 피부 침투 나노 입자를 윈난성(雲南省)의 동굴 박쥐에 전파할 계획을 세웠다. 이들은 또한 인간을 더 쉽게 감염시키기 위해 유전조작한 키메라 바이러스를 만들 계획을 세웠다. 이 뿐만 아니라, 고위험 코로나바이러스 변종과 더 전염성이 있지만 덜 위험한 변종을 혼합하는 계획도 수립했다. 해당 연구진에는 ‘박쥐 우먼’으로 불리는 우한연구소 소속 스정리(石正麗) 박사도 포함돼 있었다.

우한 과학자들은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DARPA에 1400만 달러(약 160억 원)를 요청했다. 그러나 DARPA는 “제안한 과제는 지역 사회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 분명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연구자금 지원을 거절했다. DARPA는 드론, 자율 주행차, 음성인식기술 등 온갖 기술을 개발해 민간에 이양해온, 세계 과학의 산실이다.

영국 런던대학교 세인트조지 캠퍼스의 앵거스 달글리쉬 교수는 “이 연구는 자금 없이도 진행됐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우한연구소 기원설에 힘을 보탰다. 달글리쉬 교수는 종양학과 교수로 에이즈 연구에 괄목할 성과를 냈으며 현재 코로나19 기원을 찾는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19 연구원은 “무서운 부분은 그들은 전염성 키메라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를 만들고 있었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바이러스의 치사율은 30% 이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10배 이상 치명적”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만약 그들이 만들고 있었던 바이러스가 퍼졌다면 그 대유행으로 인해 인류는 거의 종말에 빠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에코헬스 동맹은 미국 뉴욕에 본부가 있는 비정부기구로 전염병으로부터 사람, 동물, 환경을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한다고 표방하고 있다. 에코헬스 동맹을 이끌고 있는, 영국 동물학자 피터 다새크(Peter Daszak) 박사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줄곧 우한연구소와 바이러스의 무관함을 주장했지만, 드래스틱은 지난 6월 우한연구소 내부의 박쥐를 입증하는 동영상을 확보해 그의 주장을 반박한 적이 있다. 다새크 대표는 최근 박쥐로부터 기원한 바이러스에 인간이 감염되는 사례가 매년 평균 40만 건이 넘으며 인도 북부, 네팔과 동남아시아 등이 차기 코로나 관련 전염병 후보지라는 연구결과를 《사이언스》에 발표하기도 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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