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코로나바이러스 출현… ‘이곳’이 유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 20년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확산된 것은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발병을 일으킨 사스코로나바이러스(SARS-CoV)와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 둘뿐이다. 하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수 있다고 국제 과학저널 사이언스가 15일 보도했다. 학계에 보고되지 않아서 그렇지 박쥐로부터 기원한 바이러스에 인간이 감염되는 사례가 매년 평균 40만 건이 넘는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비영리 환경보건연구기관인 ‘에코헬스 얼라이언스’의 피터 다스작 대표와 듀크-싱가포르국립의대(NUS)의 린파 왕(王林發) 교수 연구진이 14일 의학논문 사전공개사이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발표한 논문이다.

연구진은 코로바이러스를 지닌 23종의 박쥐 서식지의 상세 지도를 만든 다음 이를 사람들이 밀집해 사는 지도에 겹쳐 놨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잠재적 감염 진원지가 될 장소를 찾기 위해서다. 그 결과 그 잠재적 지원지가 북부 인도와 네팔부터 미얀마와 동남아시아의 대부분을 포함해 5억 명 가까운 인구가 사는 곳임을 발견했다. 특히 남중국과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의 자바 섬이 가장 위험한 곳으로 조사됐다(지도 참고).

메드아카이브(medRxiv) 제공

다스작 대표는 “이 지도는 지구상에서 다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출현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고위험지역에 대한 결정적 분석”이라며 이들 지역에 대한 감시와 예방적 방역조치를 통해 제2의 코로나19 사태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스작 대표는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의 실험소에서 발생했을 것이란 가설에 맞서 자연발생설을 강력히 옹호하는 학자다. (코로나19를 불러온 바이러스는 관박쥐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큰데 이들 지역의 관박쥐를 통해 그 기원을 추적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거나 계획되고 있다.)

연구진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갔다. 코로나19의 대유행이 발생하기 전 소규모 조사에서 동남아 사람 중 일부가 사스 관련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가지고 있는 것이 발견됐다. 연구진은 이 자료와 사람들이 박쥐를 얼마나 자주 접하고 또 얼마나 오랫동안 혈액 속에 항체가 남아 있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토대로 이 지역에서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매년 40만 명 가량이 박쥐 기원 바이러스에 감염된다는 수치를 계산해냈다.

다스작 대표는 이 지역에서 박쥐와 상호작용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흔하다고 말한다. “이 지역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된다는 것을 뜻한다. 사람들은 동굴에다 집을 짓고, 동굴에서 구아노(비료로 쓰이는 물새의 배설물)를 캐내고 박쥐를 사냥하고 잡아먹으며 산다.” 그는 이번 연구에는 박쥐에 의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에 의해 간접적으로 감염될 야생동물거래에 관련된 사람의 숫자가 반영돼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를 포함시킬 경우 연간 감염자 숫자는 훨씬 많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캐나다 사스캐처원대의 바이러스학자 안젤라 라스무센 교수는 “수억 마리의 박쥐가 있고 5억 명 가까운 사람들이 사는 지역에서 40만 명은 그리 큰 숫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관박쥐의 숫자는 매년 100만 마리에서 3500만 마리로 추산된다.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의 바이러스학자인 빈센트 먼스터는 이번 연구에 쓰인 항체 보유자에 대한 데이터가 수천 명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신뢰하기엔 그 규모가 너무 작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스작 대표는 “미얀마의 시골에 사는 농부가 기침이 좀 있다고 병원에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많은 바이러스가 진단되지 않거나 오진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 바이러스가 유발한 질병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먼스트 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동물에서 인간으로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위험 요소를 이해하려는 노력의 초기 단계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야생 동물에서 출원한 모든 동물성 병원체의 인간 전파는 종전에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자주 발생한다는 것이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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