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공주, 진짜 아이에게 나쁜 영향 미칠까?

[사진=fizkes/게티이미지뱅크]
풍성한 드레스를 입거나 예쁘게 화장하고 등장하는 디즈니 공주들. 이러한 공주 캐릭터들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들이 있다. 얌전하고 수줍어하는 특징을 보이는 공주는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고, 왈가닥에 털털한 대장부 여성 캐릭터는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까?

디즈니 공주들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은 공주의 외모, 역할, 행동 등이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굳히고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를 갖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러한 ‘공주 혐오자’들 중 한 명이었던 발달심리학자인 미국 브리검영대 사라 코인 교수는 최근 연구를 통해 생각이 바뀌었다. 디즈니 공주들이 장기적으로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을 발견한 것이다.

코인 교수는 디즈니 공주가 아이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들에 그동안 동의해왔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이러한 주장이야말로 편견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오히려 공주 캐릭터들이 여성성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공주 캐릭터의 여성성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러한 시선은 경쟁심, 지배성, 강인함 등 오랫동안 남성에게 적합하다고 여겨온 특징인 남성성만 긍정적으로 보는 관점이다. 상냥하고 얌전하고 때론 수줍어하는 여성성이 가진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부정하고 여성 역시 강인하고 털털하고 꾸밈없는 편이 좋다는 또 다른 선입견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코인 교수는 공주 캐릭터가 가진 찰랑거리는 긴 머리카락과 메이크업, 화려한 의상 등을 통해 드러나는 여성성을 부정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디즈니 공주들은 여성성을 아름다운 것으로 표현하며 여기에 긍정성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공주들의 여성성이 성 고정관념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의 시선들이 있으나, 이 또한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아이들을 관찰하는 연구를 진행한 코인 교수는 공주 캐릭터에 푹 빠진 소녀와 소년들이 오히려 헤게모니적 남성성에 덜 빠지고 여성과 남성을 동등한 시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특히 남자 아이들은 “남자는 울면 안 돼”라는 헤게모니적 남성성에서 벗어나 공주가 흘리는 눈물 등을 통해 감정 표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는 점도 확인했다.

13살 딸과 8살 아들을 둔 두 아이의 엄마인 코인 교수는 공주 캐릭터의 문제점을 그동안 우려해왔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사실상 디즈니 공주들이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해 놀라웠다고 설명했다.

공주의 아름다운 외모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5살 전후에는 아이들이 공주의 드레스, 장신구 등 외모에 큰 관심을 갖지만 10살 전후로 좀 더 나이를 먹게 되면 캐릭터의 진면목에 관심을 갖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즉, 공주의 아름다운 외모 자체가 성 고정관념으로 고착화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공주 캐릭터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긍정적인 신체 이미지를 발전시켜 나간다는 점을 확인했다.

공주 캐릭터들의 여성스럽고 예쁜 외모를 굳이 비판할 필요는 없다는 설명이다. 공주가 못생겨도 된다면, 예쁜 것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털털하고 왈가닥인 공주는 여아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고, 얌전하고 수줍어하는 공주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이분화 역시 불필요하다. 공주의 외모나 기질 등과 상관없이 공주를 통해 선량함, 열정, 성실성 등 긍정적인 내면을 보여준다면 아이들은 공주 캐릭터에 빠지면서 이러한 좋은 자질들을 배우게 된다는 게 코인 교수의 설명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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