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 덜 받으면 대장암도 증가? 예방하려면…

[전의혁의 비타민D이야기] 비타민D와 대장암

9월은 ‘대장암의 달’이다. 한국인에게 특히 발병률이 높은 대장암의 위험을 알리고 이를 예방하는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2007년 대한대장항문학회와 대한암협회가 공동으로 제정하였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세계 184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세계 대장암 발병 현황’에 따르면, 한국 남성의 대장암 발병률이 아시아 1위, 세계 4위라는 결과가 나왔다. 증가세 또한 놀라워서, 20년 뒤인 2030년에는 지금의 2배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제시됐다.

대장암은 우리나라 전체 암 중 4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대표적인 서구형 암인 대장암이 이처럼 한국인에게 빈발하는 이유는 육류 위주의 서구화된 식습관, 과도한 스트레스 및 음주·흡연 등을 꼽았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대한민국 국민의 비타민D 수치 부족·결핍도 한 몫 하고 있는 것 같다.

비타민D 연구로 유명한 캘리포니아주립대 샌디에이고 캠퍼스 의대의 센드릭 갈랜드 교수는 이미 지난 1980년대 위도와 대장암의 발병율을 연구하여 위도가 높은 나라일수록 대장암 발병율이 높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위도가 높은 나라일수록 햇빛을 쬘 수 있는 시기가 짧고 자외선 지수도 낮은 기간이 많아 상대적으로 비타민D 합성이 저조해 국민들의 비타민D 수치가 전반적으로 낮다는 연구결과다.

북위 35도(제주도) 이상인 대한민국은 늦봄부터 이른 가을 정도만 햇빛으로 비타민D 합성이 가능하지만 자외선 지수가 높은 햇볕을 맨살로 받아내기란 쉽지 않다.

국립암센터가 2018년 발표한 ‘한국인의 혈청 비타민D 수치 추이: 2008∼2014년 국민건강 영양조사’에 따르면 정상적인 비타민D 수치(30~100ng/ml)의 시작점인 30ng/ml 이하인 국민이 97.2%였다. 국민의 97%가 비타민D 부족–결핍인 것이다.

지난 7월 세드릭 갈랜드 교수가 포함된 캘리포니아주립대 샌디에이고 캠퍼스 의대 연구진은 《비엠씨공중보건학술지(BMC Public Health)》를 통해 186개국의 자외선B 조사량을 조사하고 대장암의 발생률을 비교했을 때 자외선B 조사량이 적을수록 대장암 발생률이 높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확인했다. 자외선B 조사량이 적다는 말은 비타민D 수치가 낮을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작년 9월 캘리포니아 행동신경과학 연구소(California Institute of Behavioral Neurosciences & Psychology) 연구진은 메타분석을 통해 대장암과 비타민D의 임상적 유용성에 대한 검토 결과를 국제의학학술지인 《큐어스(Cureus)》에 발표했다. 비타민D 수치가 높을수록 대장암 발병 및 악화를 줄일 수 있다는 결론이었다.

2019년 4월 하버드대 의대 다나파버 암연구소를 비롯한 미국 연합 의료연구진은 진행성 또는 전이성 대장암 환자에 대한 비타민D 보충 이중맹검 무작위 임상시험 결과를 《미국의학협회지(JAMA)》에 발표했다. 139명의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항암치료와 함께 비타민D 400IU를 투여하고, 다른 그룹은 항암치료와 함께 첫 2주는 8000IU, 그 후는 4000IU를 투여한 결과, 4000~8000IU를 투여한 그룹은 암이 더 확산되거나 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400IU를 투여한 그룹보다 36% 낮았다.

위 연구에서 중요한 사항은 고단위 비타민D가 항암효과를 낸다는 말이 아니라, 고단위 투여를 통해 혈중 비타민D 수치가 높아졌기 때문에 암에 대한 우리 몸의 정상적인 건강 기능이 잘 발휘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암뿐 아니라 코로나 바이러스를 포함한 다른 모든 질환들에 대해 우리 몸이 정상적인 건강 기능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다른 영양소들과 함께 비타민D도 정상 수치 이상을 유지하여야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의 현 건강실태는 다른 영양소들과는 확연히 차이 나는 비타민D 수치 부족, 결핍인 상황이다. 정상 수치의 시작점인 30ng/ml에도 훨씬 못 미치는 16.1ng/ml에 전체 국민의 97%가 부족–결핍이니 대장암 발병률뿐 아니라 각종 질환의 세계 랭킹이 당연시 여겨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이러한 비타민D의 유용성에 대해 최대한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비타민D 수치 40~60ng/ml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어도 일일 비타민D 4000IU 이상은 복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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