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기에 보행 중 흡연.. ‘간접흡연’과 싸우는 사람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이 때 길에서 여전히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있다. 마스크를 내리고 대놓고 거리 흡연을 하는 경우다. 뒤에서 걷던 아이는 마스크를 써도 매캐한 담배 연기에 힘들어 하는 표정이다. 아파트 단지에서는 “화장실, 베란다에서 흡연을 하지 말라”는 방송이 자주 나온다. 예전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간접흡연’과 싸워야 한다.

◆ 흡연자는 보호장치(필터)가 있는데.. 간접흡연이 더 위험한 이유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필터’라는 일종의 보호장치가 있다. 필터를 통해 일부 니코틴 등을 거를 수 있다. 하지만 흡연자 주위에 있는 비흡연자는 속수무책이다. 흡연자의 입속에 있던 담배연기를 고스란히 마실 수밖에 없다. 특히 담배의 끝에서 바로 나오는 ‘생으로 태우는 연기’는 발암물질의 농도가 훨씬 짙다. 간접흡연의 피해를 볼 때  ‘생 담배연기’의 비율이 85%라는 통계가 있다(국가암정보센터 자료). 흡연자보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의 위험도가 더 심각하다. 예전에 집에서도 거리낌 없이 담배를 피우던 시절 가족들이 큰 피해를 입었을 것이다.

◆ 늘어나는 비흡연 폐암.. 여성 환자 중 87.8%가 비흡연자

흡연으로 인해 생기는 대표적인 병이 폐암이다. 폐암 환자 중 85%가 흡연 경험이  있다. 그런데 최근 국내에서 비흡연 폐암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전체 폐암 환자 중 여성이 35%인데, 이 가운데 87.8%가 비흡연자다(국립암센터 자료). 폐암 환자는 2018년에만 남녀를 합쳐서 2만 8628명 발생했고 여성 환자는 9104명이나 됐다. 비흡연 여성 폐암 원인은 아직까지 확실히 밝혀진 것이 없다. 간접흡연, 대기오염, 라돈, 요리연기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비흡연 여성의 폐암은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폐암 4기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45.2%나 되기 때문이다. 담배를 피우지 않으니 방심하고 있다가 너무 늦게 폐암을 발견한다.

◆ 위암, 췌장암, 신장암, 방광암.. 흡연이 최대 위험요인

담배연기는 폐암만 일으키는 게 아니다. 입속에서 시작해 위, 폐, 췌장, 신장, 방광까지 영향을 미친다. 혈관을 타고 몸 곳곳을 파고든다. 특히 ‘최악의 암’으로 꼽히는  췌장암의 상대 위험도가 최대 5배로 증가한다. 담배는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중요한 췌장암 위험인자다. 췌장암의 3분의 1가량이 흡연으로 인한 것이다. 금연을 하면 10년 이상이 지나야 췌장암에 걸릴 위험이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만큼 낮아진다(국가암정보센터 자료). 그래도 지금 당장 담배를 끊어야 한다.

◆ 간접흡연에 노출되면.. 당뇨병 위험 높다

간접흡연에 노출되면 당뇨병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간접흡연에 노출된 성인 남성은 비노출 남성보다 혈당 이상 위험이 1.3배 높았다(학술지 대한가정의학회지). 당뇨병 환자가 가정에서 간접흡연에 노출되면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 중 흡연자가 있는 여성의 당뇨병 발생 위험이 비흡연 부모를 둔 여성보다 18% 이상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담배의 유해물질이 혈당 조절을 방해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살펴주세요”

공원이나 버스정류소 등은 금연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지만 거리 흡연은 피할 수도 없다. 일부 지자체에서 특정 거리를 금연 구역으로 지정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많은 사람이 걷는 거리에서 보행 중 흡연을 금지하는 법안을 만들자는 목소리가 높다. 직접 흡연보다 더 위험한 간접흡연으로부터 건강을 지켜야 한다. 아파트 화장실, 베란다에서도 담배를 피우지 말자. 내 가족, 특히 우리 아이의 건강을 살펴야 한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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