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에 밀집된 바이러스, 코로나19 사망 주요 원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폐에 다량의 코로나바이러스가 밀집되는 것이 코로나19 환자 사망의 주요 원인이라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결과는 코로나19의 주요 사망원인이 세균성 폐렴 또는 면역체계 과민반응을 동시에 일으키기 때문이라는 기존 이론과 배치되는 것이라고 미국 의학뉴스 웹진 헬스데이가 8월 31일 보도했다.

미국 뉴욕대 랑곤의대 임란 술라이만 교수 연구진은 기계식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코로나19 중환자 589명의 폐에서 나온 세균 및 곰팡이 검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살아남은 환자에 비해 사망한 환자의 하부호흡기(폐)에서 10배나 많은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술라이만 교수는 “인체가 폐를 감염시킨 많은 수의 바이러스에 대처하지 못한 것이 코로나19 사망의 주된 원인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환자가 기계식 인공호흡기에 의존할 경우 미국에서 그 사망률은 70%에 이른다.

슐라이만 연구진은 폐에서 2차 세균감염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이는 환자들에게 많은 양의 항생제를 투약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뉴욕주 질병통제예방센터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기계식 인공호흡을 하는 중증환자에게는 렘데시비르와 같은 항바이러스제 투여가 권장되지 않는다. 그러나 코로나19 중증환자에게는 이런 항바이러스제 투약이 실질적 도움을 주는 것으로 봐야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논문 저자 중 한 명인 랑곤의대 레오폴도 시걸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후 작동하는) 후천 면역체계에서 문제가 발생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적 싸움이 이뤄지지 않음을 시사한다”며 “그 원인을 밝혀내면 인체 방어력을 강화하는 치료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걸 교수는 이번 연구기 입원 후 2주 동안 생존한 환자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그 전에 사망한 환자의 경우엔 세균 감염이나 자가면역 반응이 더 큰 역할을 했을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의 다음 목표는 환자의 폐에서 발견되는 미생물 집단과 그에 대한 면역반응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조사하는 것이라고 시걸 교수는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8월 31일 온라인 국제학술지 ‘네이처 미생물학’에 발표됐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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