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말이 아니다” 英가디언, 코로나 치료용 구충제 비판

[사진=가디언 홈페이지]

 

“사람은 말이 아니다. 그런데 왜 가축약이 미국을 휩쓸고 있는가?”

이 같은 제하의 칼럼을 통해 영국의 유력 일간지 가디언은 미국에서 구충제를 치료제로 사용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실태를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가디언의 여성 칼럼니스트 아르와 마다위(Arwa Mahdawi)는 31일(현지 시각) 온라인판에 쓴 칼럼에서 “당신은 말이 아니다. 당신은 소가 아니다. 당신은 인간용 백신을 맞기보다는 농장 동물용 구충제를 복용해 스스로 독살하려고 할 정도로 비정상적인 세상에서 살고 있는 호모 사피엔스”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녀는 “(구충제인) 이버멕틴이 코로나19를 치료하거나 예방할 수 있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또 “한때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렘데시비르와 같은 잘 알려지지 않은 약물이 유명해졌고, 이제 이버멕틴이 빛날 때”라며 “양들처럼 온순한 사람(sheeple)만이 의사와 전문가의 말을 듣는다”고 꼬집었다.

그녀는 이버멕틴이 미국 오클라호마, 라스베가스 전역의 농업용품점에서 매진됐고, 미국 전역에서 이버멕틴의 처방전 발행 건수가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버멕틴에 대한 열광은 미국에만 그치지 않고 있으며, 호주에서는 이버멕틴을 수입하는 사람들이 10배 늘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없다면 모르겠지만, 백신이 있는데도 굳이 구충제를 쓰는 행태를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게 마다위의 입장이다. 그녀는 “사람들은 자신이 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버멕틴을 복용하지 않는다. 그들은 전문가가 바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을 섭취하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녀는 사람들이 감자를 잘 먹지 않자, 감자가 엘리트들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행동하고 병사들에게 감자밭을 ‘경비’하게 함으로써 국민들이 감자를 탐내게 만들었다는 ‘프리디리히 대왕과 감자’에 얽힌 전설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나는 코로나19 백신을 땅 속에 묻고 ‘주류 언론은 당신이 이걸 접종하길 원치 않는다’고 쓰인 팻말을 걸어놔야 한다고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단지 이 단계에서는 무엇이든 고려할 가치가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라며 칼럼을 마무리했다.

이에 앞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구충제 이버멕틴의 처방 건수가 팬데믹 이전에는 주당 평균 3,600건밖에 되지 않았으나 올 들어 1월에는 3만 9천 건, 8월 중순에는 8만 8천 건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또 미국 법원은 최근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웨스트 체스터 병원 당국에 대해, 코로나19 치료 중인 줄리 스미스의 남편을 구충제 이버멕틴으로 치료하도록 명령했다. 그러나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버멕틴을 과다 복용하면 구토, 설사, 저혈압, 알레르기 반응, 어지러움, 발작, 혼수상태를 일으킬 수 있고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고 경고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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