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 나가면 냉장고 음식 폐기해야 할까?

[사진=Amax Photo/게티이미지뱅크]
갑자기 정전 사고가 났다거나 이사 등으로 냉장고 플러그를 뽑아야 할 때가 있다. 아직 더위가 채 가시지 않은 요즘 같은 때에는 이럴 때 냉장고 음식이 걱정된다.

전기가 나갔을 때 냉장고 음식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최근 미국 남부 지역으로 허리케인이 지나면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복구 작업에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냉동고와 냉장고 음식을 버릴 위기에 처했다.

이로 인해 미국 농무부는 전기가 나갔을 땐 냉동고와 냉장고 문을 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문을 열지 않을 경우에는 음식이 꽉 찬 냉장고는 48시간, 음식이 절반 정도 찬 냉장고는 24시간까지 음식을 차게 보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즉, 차가운 공기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문을 열지 말라는 것.

하지만 정전 사태가 하루, 이틀 사이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면 얼음과 드라이아이스를 준비해야 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드라이아이스를 냉동고에 넣어 음식 보관 상태를 유지하라고 조언했다. 단, 드라이아이스는 맨손으로 다루면 안 되며 음식을 직접 드라이아이스에 올려서도 안 된다. 얼음을 준비했다면 얼음 위에는 음식을 두어도 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조금이라도 의심이 되는 음식이 있다면 이를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는 점이다. 보통 2~3시간 정도의 정전은 냉장고나 냉동고에 든 음식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는다. 따라서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간다거나 잠깐 정전이 됐을 땐 대체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바깥 환경이 더운 상태에서 4시간 이상 정전이 지속됐다면 이때는 세균 번식이 일어나기 쉬운 음식들은 폐기하는 편이 낫다. 날고기, 남은 고기 요리, 생선, 부드러운 치즈, 우유, 요거트, 계란, 가공육, 자른 과일과 채소 등이 이에 해당한다. 샐러드드레싱 중 크림 형태, 수프 등도 버리는 편이 좋다.

오래 보관 가능한 음식이더라도 만약 생선이나 고기 등이 녹아 즙이 떨어진 흔적이 있다면 오염됐을 수 있으니 역시 폐기하는 편이 좋다.

좀 더 보관해둬도 괜찮은 음식들도 있다. 간장, 잼, 케첩, 조미료처럼 설탕과 소금 함량이 높은 음식들은 설탕과 소금이 방부제 기능을 해 좀 더 오래 보관이 가능하다. 단, 잼은 3~4일이 지나면 곰팡이가 생길 수 있으니 이런 흔적이 보일 땐 반드시 버려야 한다.

버터나 마가린, 단단한 치즈 등도 급하게 버릴 필요는 없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 빵 등도 마찬가지다. 원래 냉장 보관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견과류나 향신료 등을 냉장고에 넣어뒀을 때도 그냥 두면 된다.

전원이 다시 복구됐다면 냉장고와 냉동고 문을 열고, 상한 음식이나 의심이 되는 음식을 전부 버리도록 한다. 만약 이런 음식들 때문에 냉장고 내부에서 냄새가 난다면 얼음 트레이와 선반 등을 꺼내 씻는 것이 좋다. 따뜻한 물과 세제를 이용해 잘 씻도록 한다. 또한, 분리가 어려운 냉장고 내부는 따뜻한 물과 베이킹소다로 깨끗하게 닦는다. 그래도 냄새가 남아있을 땐 15분 정도 문을 열어두고 식초와 물을 동일한 비율로 섞어 닦은 뒤 말리도록 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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