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과 습진, 어떻게 다를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마를 ‘건(乾)’과 축축할 ‘습(濕)’을 각각 앞세운 건선과 습진은 정반대의 피부병처럼 들리지만, 겉으로 드러난 증상은 비슷하다. 환부는 건조하고 가려우며, 껍질이나 살비듬이 일어난다.

우선 건선은 명칭이 주는 인상과 달리 피부가 건조해서 생기는 피부병(건조성 피부염)이 아니다.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피부 세포 재생 주기가 너무 빨라져서 발병한다. 오래된 세포가 채 사멸하기 전에 새로운 세포가 생성되는 탓에 세포들이 쌓여 피부에 비늘 모양을 만든다. 껍질이 벗겨지고 가렵다.

습진은 여러 피부염을 아우르는 명칭이다. 물과 세제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손에 생기는 주부습진부터 피부가 외부 자극에 과민하게 반응하여 염증을 일으키는 아토피성 피부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중 아토피성 피부염과 건선을 구분하는 게 특히 애매하다. 미국 건강 매체 ‘에브리데이 헬스’가 둘의 차이와 대처법에 관해 피부과 전문의에게 물었다.

우선 증상을 촉발하는 원인이 다르다. 미국 피부과 학회는 건선의 원인으로 △담배 연기 △음주 △건냉한 기후 △일광 화상 △문신과 피어싱 등을 꼽는다. 습진의 원인은 △건조한 피부 △금속(특히 니켈) △향수 △세제 △섬유(모직 또는 폴리에스터) 등이다.

가려움의 정도도 다르다. 클리블랜드 병원 피부과의 실피 케타팔 박사는 “습진은 자다가 잠에서 깰 정도로 건선보다 가려움증이 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둘 다 신체 전역에서 발생할 수 있으나, 빈발하는 부위는 약간 다르다. 건선은 두피, 팔꿈치, 무릎, 엉덩이, 손바닥, 발바닥에 생기기 쉽다. 습진은 팔꿈치 안쪽, 무릎 뒤쪽 등 접히는 부위와 손에 많이 생긴다.

건선의 환부는 대개 살비듬이 생길 정도로 건조하지만, 습진은 때로 물집과 진물을 동반할 수 있다.

건선이 있는 사람은 피부 손상을 입은 자리에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일광 화상은 물론, 백신을 맞은 주사 자리에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습진은 그렇지 않다.

건선과 습진을 완벽하게 치료하는 방법은 아직 없다. 다만 증상이 나타났을 때 적절히 다스리면 피부를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다. 원인은 다르지만, 대처법은 비슷하다.

보습제를 발라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하면 표피가 건강해져 건선과 습진을 예방하는 데 데 도움이 된다. 이때 염료나 향이 없는 저자극 제품을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과도한 자외선은 건선과 습진을 모두 악화할 수 있다. 야외에서 자외선 차단지수(SPF) 30 이상의 차단제를 발라야 한다.

그밖에 음주와 흡연을 자제하고 물을 충분히 마시며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도 예방과 회복에 도움이 된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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