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이 건강에 좋은 10가지 이유

미국에선 8월 26일(현지시간)이 ‘개의 날’이다. 이 날을 맞은 미국의 CNN방송은 반려견을 키우는 것이 건강에 좋은 이유에 대한 과학적 연구 결과를 모아 보도했다. CNN이 보도한 10가지 건강효과를 알아보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심혈관 질환 예방효과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영국 과 북유럽에서 약 400만 명을 대상으로 한 2019년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개를 키우는 사람은 조기 사망의 위험을 24%나 줄일 수 있다. 만약 그 사람이 이미 심장마비나 뇌졸중을 앓은 적이 있다면 심혈관 질환으로 죽을 확률은 31% 더 낮아진다.

이 연구는 다른 질병이나 사회‧경제적 지위 같은 다른 요소가 작용했을 이유를 감안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그 해 발표된 또 다른 대규모 연구는 심장마비나 뇌졸중 같은 주요 심혈관 질환을 겪은 사람이 개를 키울 경우 생존율이 더 높아짐을 보여줬다. 혼자 사는 심장마비 생존자의 경우 개를 키울 경우가 개를 키우지 않은 경우에 비해 사망 위험이 33%나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혼자 사는 뇌졸중 생존자의 경우 개를 키울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사망 위험이 27% 감소했다.

◆당뇨 예방효과

미국심장협회(AHA)는 당뇨병에 걸릴 위험을 줄여주는 건강 목록의 하나로 개를 키우는 것을 선정했다. AHA는 “규칙적으로 개를 산책시키는 사람은 개를 키우지 않는 사람에 비해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3분의 1로 준다”라고 밝혔다. 또 개를 키우는 것이 사회적으로나 정서적으로 큰 도움을 주며 체중을 줄일 수 있는 행동변화를 예측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

특히 유산소 운동의 혜택은 고양이, 말, 애완쥐를 키우는 경우가 아니라 개를 키우는 경우에만 해당한다. AHA는 다른 애완동물과 달리 하루에 한 번 이상 산책이 필요한 개를 키우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하루 30분 정도 더 운동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스트레스 받는 상황에선 정서적 안정에 도움

인간과 동물 상호작용을 위한 터프츠 연구소의 메건 뮬러 공동소장은 “‘반려동물이 우리에게 좋은가?’라는 질문을 던지기 보다는 ‘특정 상황에서 우리 중 누구에게 반려동물이 더 좋은가?’ 아니면 ‘특정한 반려동물과 특정한 사람의 궁합이 맞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불안한 상황에 처한 사람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이 스트레스를 줄인다는 연구결과는 많다”고 말했다. 헤어조그 교수는 “반려동물을 키우면 사람들의 기분이 좋아지고 나쁜 기분은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되풀이해 나왔다”면서 “인간과 동물의 상호작용에는 생리적, 심리적으로 즉각적인 단기적 이점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울증에 대한 효과는 반반

하지만 우울증에 대해서는 아직 같은 말을 할 수 없다. 헤어조그 교수는 이와 관련해 30개나 되는 연구를 실시했는데 18개 연구에선 반려동물 주인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 우울증에 아무런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5개 연구에선 반려동물이 우울증을 완화시켰고 5개 연구에선 우울증을 악화시켰다. 나머지 2개 연구에선 결론이 불분명했다.

뮬러 소장이 실시한 노인 대상 연구에서 반련동물을 키우는 노인이 과거 우울증을 앓았을 확률이 2배 정도 높았으나 최근에는 우울함을 겪지 않았다고 밝힌 것으로 나왔다. 그들이 반려동물을 키운 탓에 우울증에 걸린 것인지 반려동물을 키운 덕에 우울증에서 벗어나게 된 것인지는 불분명했다.

◆아이들의 정서 안정에 도움

반려동물과 건강에 대한 상관관계가 매우 불분명한 이유 중 하나는 다른 모든 요인을 통제 한 채 실험그룹에 무작위로 반려동물을 배정하는 통제실험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뮬러 소장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애완동물을 키울 것인가 말 것인가를 스스로 선택하려 하고 키우는 것을 선택할 때도 어떤 애완동물을 키울지 스스로 선택하려 하기 때문에 무작위 연구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미국국립보건원과 영국의 월섬 반려동물관리 연구소가 9백만 달러의 연구지원금을 내놓으면서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연구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2015년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아동에 대한 실험에서 반려동물에게 책을 읽어주는 아이들이 박제동물에게 책을 읽어주는 아이들에 비해 나눔, 협력, 봉사, 행동문제가 더 많이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자폐아들이 장난감하고 있을 때보다 기니피그와 같이 있을 때 더욱 침착하고 더 많은 상호작용을 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어른들에게 효과적인 경우

미국 밴더빌트대는 소아암에 걸린 어린이들이 항암치료를 받기 전 치료견과 놀게 해주는 4개월에 걸친 무작위 연구를 실시했다. 아이들은 치료견과 노는 것을 좋아했지만 치료견과 놀지 못한 대조군 아이들과 비교했을 때 불안수위가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치료견을 제공받은 아이들의 부모는 그렇지 못한 아이들의 부모에 비해 불안수위가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호소에 있던 개들을 훈련시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은 퇴역군인과 산책에 나서도록 한 결과에 대한 2020년 연구결과도 희망적이었다. 이들 안내견과 산책한 퇴역군인들에게서 인지 스트레스와 다른 증세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려동물이 ‘개인 맞춤형 처방’이 될까?

뮬러 교수는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에 대한 장기추적연구를 통해 언젠가는 활동적인 어린이, 방황하는 사춘기 청소년, 심혈관 환자에게 알맞은 반려견을 처방하는 때가 올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어쩌면 ‘고양이 대 개’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과학적 자료를 얻게 될 수도 있고 새, 물고기, 도마뱀, 애완쥐가 왜 그리고 어떻게 우리의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우정을 제공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날이 올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때까지는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직관적 믿음을 고수하는 수밖에 없을 거 같다. 반려동물은 우리 인생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존재이며 그렇지 않더라도 우리에게 좋은 존재라는 믿음.

◆그 밖의 다른 건강상의 이점

개를 키우는 것은 다른 반려동물을 키울 때 수반하는 건강상의 이점까지 챙길 수 있다. 미국 웨스트캐럴라이나대의 심리학자인 해럴드 헤르조그 교수는 과거 CNN에 출연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에게 10가지 건강상의 이점이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더 높은 생존율, 더 적은 심장마비, 더 적은 외로움, 더 나은 혈압, 더 나은 정신건강, 더 낮은 우울증과 스트레스, 더 적은 의사방문, 자존감의 증진, 더 나은 수면, 더 많은 신체 활동이다.

그렇다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이 반드시 건강에 다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헤르조그 교수는 지적했다. 외로움을 더 많이 탈 수 있고 우울증과 공황장애, 천식, 비만, 고혈압, 위궤양, 편두통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는 부정적 연구결과가 있다는 것. 일부는 개를 키웠을 때 효과와 상반되는 내용이 들어있다. 따라서 단순히 건강이 좋아지겠다는 일념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려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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