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은 영양제 먹을 필요 없을까?

[전의혁의 비타민D이야기] 군인건강과 비타민D

지난달 말 아프리카 해역에 파병 중인 청해부대 34진의 90%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조기 귀국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귀국 뒤 격리된 청해부대 소속 군인들에게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하고 모두의 쾌유와 건승을 기원하는 편지와 함께 과자 상자를 하나씩 보냈다고 한다.

‘과자보다 더 좋은 선물도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과 함께, 최근 미국 군인들의 영양보충제 사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는 지난 7월 《영양학 저널(The Journal of Nutrition)》의 발표논문이 떠올랐다.

미국 육군 환경의학연구소(US Army Research Institute of Environmental Medicine), 해군 건강연구 센터(the Naval Health Research Center), 육군 보건소(the Army Public Health Center) 등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74%의 미국 군인이 적어도 1주일에 한번은 영양 보충제를 복용한다고 한다.

연구자는 “종종 어려운 조건에서 극심한 육체적, 정신적 압박을 받고 있는 현역 군인들이 정상적인 일상 생활의 지원을 위한 영양 보충제와 같은 제품을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모든 남성들을 징병하는 에스토니아에서도 2019년 조사에 의하면 복무가 가능한 충분한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성인 남성들은 40% 밖에 안된다고 한다. 그리고 그 해 징집된 군인의 7%가 건강상의 이유로 퇴소처리 되었다고 한다. 퇴소 이유로는 ▲열악한 신체 능력 ▲우울증(또는 기타 정신 장애) ▲바이러스 감염 ▲뼈 골절 및 관절 문제 등이었다. 연구자는 “가장 큰 이유는 이유는 절대적인 비타민D 부족∙결핍”이라며 “에스토니아 군인의 신체 능력 및 일반 건강에 대한 비타민 D의 영향”이라고 주장했다.

사실, 그동안 비타민D와 군인 생활 및 건강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발표돼 왔다.

2013년 1월 의학 전문 학술지 《플로스(PLOS, Public Library of Science)》에 미국 군인의 30%가 비타민D 결핍증이며 결핍증이 심할수록 자살률이 높다는 사실이 발표됐다.

미국 정부의 보건 연구팀은 군 복무자들에게서 자주 발생하는 자살 원인을 비타민D 결핍증 때문일 것으로 가정하고, 육해공군해병대 990명을 대상으로 전향적 비교임상 연구를 실시했다. 군인에게 2002~2008년 2년 이내의 건강 진단때 비타민D 결핍증인 것으로 기록돼 있는 군인들을 대상으로 자살 발생 여부를 분석했더니 비타민D 결핍증이 심할수록 자살율이 높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2014년 11월 캐나다 맥매스터 의대 연구진은 군 입대 시 비타민 D가 부족하면 훈련 때 스트레스 골절로 훈련 기간이 4개월 연장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미국 스포츠 의학 학술지(American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발표했다.

스트레스 골절은 입대 직후 기초 훈련을 받는 군인들에게 매우 중대한 사고다. 스트레스 골절이 되면 훈련에서 제외되고 낙오병이 된다. 따라서 군인들의 스트레스 골절은 매우 심각하게 연구돼 왔다.

지난 달에도 영국의 연합 의료진은 《스포츠의학 학회지(Medicine & Science in Sports & Exercise)》에 군사 훈련 중 호흡기 감염에 대한 비타민D3 보충제의 영향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다. 훈련병 1644명을 비타민D 복용군과 위약 복용군으로 구분하여 무작위 대조시험을 했더니 비타민D가 충분하면 군사 훈련 중 감기에 덜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방부의 로이드 오스틴 장관은 이달 초 미군 전원을 대상으로 내달 중순까지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 방안을 시행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대한민국 군인들의 건강을 위한 체계적인 연구와 전략이 필요할 때이다. 가장 직접적인 건강 문제인 우울증 및 뼈 골절 등의 문제 해결은 그동안의 근거(연구 논문) 만으로도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인들의 건강은 곧 대한민국의 건강이다.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의 건강은 국가가 지켜줘야 한다. 싸고 부작용이 없고 쉽게 구할 수 있는 비타민D만 군인들에게 매일 공급해주어도 군인들의 건강 문제는 상당 부분 해결되지 않을까?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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