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적·찝찝…그래도 땀 흘리면 좋은 이유 4

[사진=stefanamer/게티이미지뱅크]
운동 전문가들은 땀이 날 때까지 해야 ‘진짜 운동’이라고 말한다. 서서히 산책하듯 걷는 것은 운동이 아니라는 것.

관절이 약한 노인이나 걷기 재활훈련이 필요한 환자 등은 천천히 걷는 걸음이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된다. 하지만 건강한 일반 사람들은 땀이 날 정도로 움직여야 운동을 했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굳이 운동하지 않더라도 무더위가 한창인 요즘 같은 날씨에는 걷다보면 땀이 나기도 한다. 땀은 체온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더운 날씨에 걷다보면 체온이 올라가는데, 이때 땀이 배출돼 증발하면서 몸의 열이 식는다.

즉, 덥지 않은 날씨에 땀이 난다는 것은 체온이 올라갈 만큼 활동량을 높였다는 의미다. 운동 효과가 나타날 만큼의 신체활동을 했다는 것. 만약 이때 땀을 흘리지 않는다면 몸 내부가 과열되면서 여러 장기와 조직들이 손상을 입게 된다. 운동을 할 때 나는 땀은 200만~500만 개에 이르는 피부의 에크린 땀샘에서 분비된다. 체온이 상승하면 이 땀샘에서 땀이 생성돼 노폐물과 수분 등이 배출된다.

1. 심장 건강에 도움

≪미국의사협회 내과학회(Jama Internal Medicine)≫저널에 실린 핀란드 연구팀의 논문에 의하면 일주일에 4회 정도 규칙적으로 땀을 흘린 사람들은 심장 돌연사, 치명적인 관상동맥 질환과 심혈관 질환 등으로 인한 사망률이 떨어졌다.

≪인간 고혈압 저널(Journal of Human Hypertension)≫에 실린 또 다른 연구에서도 30분 정도 땀을 흘리며 보낸 시간이 혈압 감소와 연관성을 보였다.

운동은 그 자체만으로도 심폐기능을 강화해 심장과 혈관 등의 건강을 개선하지만, 땀을 흘리는 과정 역시도 혈압을 관리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땀을 뻘뻘 흘리며 하는 운동의 장점이 있다는 것.

2. 땀이 많이 난다는 건 곧 건강하단 의미

땀을 많이 흘리면 다한증일 수도 있다. 손바닥이 땀으로 축축해진다거나 겨드랑이에 땀이 많이 나서 미관상 보기 안 좋을 수도 있다. 과도한 땀은 일상에 불편을 초래한다는 것.

그런데 땀이 많이 난다는 것은 건강하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운동을 많이 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빨리 땀이 나고 더 많이 흘리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이들의 몸이 활동 중이라는 사실을 빠르게 인지하고, 재빨리 ‘냉방 전략’을 시행하기 때문이다. 즉, 몸의 열을 식히기 위해 빠르게 땀을 배출시킨다는 것. 물론 반대로 과체중이나 비만 등으로 몸이 쉽게 과열돼 땀이 날 수도 있다. 자신의 체형은 본인이 잘 알고 있으니, 어떤 이유로 땀이 많이 나는지 알 것이다.

실질적으로 ≪플로스 원(Plos One)저널≫에 실린 연구에서 달리기 선수들과 평소 앉아있는 시간이 많은 평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자전거를 타도록 한 실험에서 운동선수들이 땀을 더 빨리 흘릴 뿐 아니라 땀샘이 더 활성화돼 많은 양의 땀을 배출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3. 피부 건강에 유익

땀을 흘리면 악취가 나기 때문에 피부 건강에 나쁜 것처럼 보이지만, 운동 후 곧바로 샤워를 한다면 사실상 몸의 노폐물을 배출시키고 피부를 시원하고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땀은 수분을 공급해 피부 표면이 건조하고 거칠어지는 것을 막는 역할도 한다.

문제는 요즘 거리두기 때문에 실내체육시설에서 샤워실을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운동으로 땀을 흘리는 것은 좋지만, 곧바로 얼굴과 몸 등을 깨끗이 씻지 않으면 오히려 피부를 자극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피부세균은 따뜻하고 습한 환경을 좋아하기 때문에 땀으로 젖은 습하고 뜨거운 피부에서 잘 지낸다. 땀으로 젖은 옷을 계속 입고 있으면 뾰루지가 생기거나 모낭염 혹은 염증이 악화될 수 있다. 모낭에 세균이 쌓이면서 가려움증, 색소 침착 등이 일어날 수도 있다. 따라서 현재의 거리두기에서 샤워실 이용을 제한하는 방법이 과연 적절한 것인지 좀 더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4. 땀 흘리면 기분도 좋아져

더워지면 뜨거워진 피가 피부 아래 정맥을 지날 때 땀이 나면서 체온이 낮아지고 다시 열이 식은 피가 돌게 된다. 이때 심장은 엔도르핀과 같은 행복 호르몬을 분비시킨다. 땀을 흘리고 나면 생화학적으로 즐거움과 카타르시스 등을 얻는다는 것.

땀과 감정 상태에 대한 재미있는 연구 결과도 있다. 내가 흘린 땀이 다른 사람의 감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 지난 2015년 연구에 의하면 실험참가자들에게 공포, 행복, 중립적 감정 상태를 유도하는 영상을 보여준 뒤 땀을 채취했다. 그리고 또 다른 실험참가자들을 이 땀에 노출시키자, 행복한 상태에서 채취했던 땀에 노출됐을 때 이들 또한 ‘뒤센 스마일(진짜 미소)’을 보였다.

    문세영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1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