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슈퍼푸드’ 구아콩 성분, 변비에도 효과?

슈퍼푸드 구아콩

변비나 과민성대장증후군 등 배변 장애는 누구나 겪는 흔한 증상이라며 방치하기 쉽지만,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 질환이다. 수시로 찾아오는 복통과 가스, 복부팽만감 등의 증상으로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면 주목해야 할 슈퍼푸드가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급격히 관심을 끌고 있는 구아콩이다.

구아콩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의 하나인 인도 북서부 라자스탄주의 사막지대에서 1000년 넘게 구황작물로 재배됐을 만큼 생명력이 강인하고 수분 보유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프로바이오틱스의 먹이인 프리바이오틱스가 주목 받으면서, 구아콩의 배유를 가수분해해 만든 100% 천연 프리바이오틱스  ‘구아검가수분해물’이 덩달아 주목을 받고 있다. 특정 성분에 물을 첨가해 화학적 물질을 나누는 방식인 ‘가수분해(加水分解)’를 통해 섭취·용해가 쉽도록 만든 구아검가수분해물은 몸속에 들어오면 장에 유익균을 잘 자라게 돕는다.

구아콩은 2000년대 초 미국나 남미, 동유럽 등에서 셰일 가스 붐이 불면서 오일 추출을 위한 점도증가제로 쓰이며 한때 없어서 못팔았다. 인도에서 재배량이 늘어나면서 북서부 주민의 확실한 수입원으로 자리잡고 있을 때 이제는  미국,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건기식으로 인기를 끌게 됐다. 현재 생산량의 90% 정도가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소비될 정도다. 특히 구아검가수분해물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재 안전원료인증(GRAS), 유럽임상영양대사학회(ESPEN) 섭취 권장 원료, 일본 후생노동성의 특정 보건용 식품(FOSHU) 인증 등 다양한 국제적 인증을 획득한 안전한 기능성 소재다. 소장에서 잘 흡수되지 않아 과민성장증후군을 악화시키는 종류의 탄수화물을 뜻하는 포드맵(FODMAP)과 혈당지수(GI)가 낮다.

박희정 상명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구아검가수분해물(PHGG)은 기름지고 섬유질이 부족한 서구식 식습관으로 인해 발생하기 쉬운 대사증후군 환자들이 애용하는 천연 소재로 유명하다”고 설명했다.

구아콩에서 나온 구아검가수분해물, 건강에 어떻게 좋을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구아검가수분해물의 4가지 기능을 인정하고 있다. 바로 장내 유익균 증식과 배변 활동 원활, 혈중 콜레스테롤 개선, 식후 혈당 상승 억제다. 이는 국내 유통되는 프리바이오틱스 원료 중에서 가장 많은 기능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구아검가수분해물(함유 식이섬유 기준)을 하루 4.6g만 먹어도 장내 유익균 증식에 도움이 되고, 9.9g 이상 먹으면 혈중 콜레스테롤 개선·식후 혈당 상승 억제·배변 활동 원활에 도움이 된다.

◆ 장내 유익균 증식
장내 균총이 불균형해지면 고혈압, 뇌졸중, 비만, 당뇨 등 대사증후군 질환 발생 및 진행에도 영향을 준다. 영양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에 게재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 134명에게 24주간 하루 5g의 구아검가수분해물을 제공했더니 장이 정상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국제학술지 《기능성 식품 저널(Journal of Functional Foods)》에는 당뇨병이나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들이 구아검가수분해물을 12개월 동안 섭취한 결과 식후 혈당이 약 25% 감소했고, HDL콜레스테롤은 약 24% 증가, LDL 콜레스테롤은 15%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도 게재됐다.

◆ 배변 활동 개선
변비는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다른 질환과도 관련이 있다. 당뇨병을 오래 앓는 노인 중에 위장관 운동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변비를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변비가 심혈관계 질환, 뇌혈관 질환과 밀접하게 관계 있다는 연구결과까지 속속 나오고 있다.

미국 테네시대학 헬스사이언스센터는 미국 퇴역군인 335만9653명을 대상으로 변비와 심혈관계 질환의 상관관계를 7년 정도 추적조사했다. 그 결과, 변비 환자는 변비가 없는 사람보다 관상동맥질환 발병 위험률은 11%, 뇌경색 발병 위험률은 19%나 높았다.

전문가들은 “심장·뇌혈관 질환과 변비는 전혀 관계가 없는 듯 보이지만 배변 시 혈압이 오르는 것은 확실하다. 장내 세균의 변화로 고혈압, 동맥경화 등 심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변비를 예방하기 위해서 올바른 배변습관을 갖도록 노력하고, 활동량이 적은 노인들은 밖에서 걷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물과 식이섬유 섭취량도 늘려야 한다. 특히 체내에서 분해되지 않으며 수분을 붙들어두는 식이섬유를 챙겨 먹어야 한다. 식이섬유는 배변 활동을 원활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유익균의 먹이인 프리바이오틱스 역할을 해 유익균 증식에도 도움을 준다.

◆ 대사증후군 관리
대사증후군은 우리나라 성인 4~5명 중 1명꼴로 나타날 정도로 흔하지만, 심혈관질환‧뇌졸중‧치매‧고혈압‧당뇨병 등으로 진행될 수 있다. 대사증후군이란 인슐린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높은 혈당과 중성지방, 고혈압, 복부비만, 낮은 고밀도지단백(HDL) 콜레스테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5개 위험요인 중 3개 이상에 해당할 경우 진단된다.

심장대사증후군학회가 발표한 ‘2021년 우리나라 대사증후군 팩트시트’에 따르면, 2018년 19세 이상 성인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22.9%로 2007년 대비 소폭 증가했다. 뚜렷한 유병률 증가는 남성에서 두드러져 2007년 22.5%에서 2018년 27.9%로 나타났다. 특히 30~40대 남성의 유병률이 급증했다.

대사증후군은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증상이 없어 평소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이 생활습관 개선이다. 채소와 도정하지 않은 곡류 섭취를 늘리는 등 건강한 먹을거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구아검가수분해물은 대사증후군 관리에도 효과적으로 알려졌다. 장내 균총의 다양성을 높여 콜레스테롤과 혈당 관리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삶의 질과 직결되는 대사증후군, 과민성대장증후군 모두 결국은 장 기능과 관련 있다. 장이 정상적인 기능을 하도록 돕는 프리바이오틱스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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