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시대, 집에서 하는 ‘수면무호흡 검사’ 필요

집에서 수면장애를 측정하는 홈슬립무호흡테스트를 진행 중인 모습. [그림=서울대병원]
잠을 방해하는 여러 요인들이 있다. 열대야는 지났지만 무더위가 대표적인 수면 방해 요인이다. 그런데 이런 한시적 요인이 아닌 1년 365일 수면을 방해하는 요인도 있다. 바로 수면무호흡증이다.

코골이의 정도가 심해 코를 골다가 10초 이상 호흡이 멈추는 무호흡이 반복되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다.

이를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하려면 수면다원검사가 필요하다. 이 검사를 받으려면 침실처럼 만든 검사실에서 각종 생체신호를 측정하기 위한 센서를 장착하고 하룻밤 자게 된다. 자는 동안 뇌파, 안전도, 근전도, 호흡, 심전도, 산소포화도 등 다양한 생체신호를 취합해 수면 단계와 수면 중 무호흡, 저호흡, 움직임 등을 분석 받게 된다. 이를 통해 수면장애를 판별하고 약물치료 및 양압기 등을 처방 받는다.

그런데 코로나 시대에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자는 잠은 꺼림칙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가정에서 시행할 수 있는 ‘홈슬립무호흡테스트(Home Sleep Apnea Test)’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미 일부 국가는 홈슬립무호흡테스트를 시행 중이다. 병원의 안내에 따라 기기 장착법을 익히고, 집에서 측정한 검사 자료는 병원에 제출해 분석을 요청한다.

단, 전문적인 의료진이 모니터링하는 수면다원검사보단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 이에 미국수면의학회는 폐쇄성 수면무호흡 증상이 중등도 이상이거나 동반질환(심혈관계, 호흡근육 저하를 야기하는 신경근육질환, 저환기증후군, 마약성 진통제 사용, 뇌경색 병력, 심한 불면증)이 있을 땐 홈슬립무호흡테스트를 권고하지 않는다.

국내에서도 홈슬립무호흡테스트 연구를 통해 비교적 건강한 사람에게 적용하면 좋을 것이란 임상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김현직 교수는 지난 2014년 홈슬립무호흡테스트 기기인 ‘왓치팻(Watch-PAT; Peripheral Arterial Tonometry)’ 임상 연구를 발표했다. 왓치팻은 손목에 착용하는 휴대형 기기로 손가락을 통한 혈관 수축을 측정해 유도 호흡 장애, 무호흡 및 저호흡, 산소 포화도와 유효 수면 시간 등의 생체신호를 채집한다.

해당 임상에서 휴대형 기기를 통해서도 비교적 정확도가 높은 검사 결과가 도출된다는 점이 확인됐다. 김 교수는 “수면무호흡 환자 35명에게 병원 내 수면다원검사와 왓치맨을 병행한 결과,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임상적인 일치점을 보였다”며 “특히 정도가 심한 무호흡 환자에게는 정확성이 더 높았다”고 말했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증상이 명확히 나타나고, 비교적 건강한 사람이라면 집에서 하는 검사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홈슬립무호흡테스트가 쓰이려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8년 7월 수면다원검사에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본인부담비용이 크게 줄어 검사 수는 3~5배 증가했다. 하지만 병원에서 시행하는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수면무호흡증을 진단받은 경우에만 양압기 사용에 대한 건강보험적용을 받을 수 있어 홈슬립무호흡테스트에 대해서는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 상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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