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포경 수술 필요할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위생상 필요하다.”
“특정 문화권의 관습일 뿐이다.”

미국 ‘맨스 헬스’가 수십 년째 이어지는 포경 수술 찬반 논란을 정리했다.

결정적 장면은 2013년 유럽평의회가 통과시킨 결의안이었다. “의학적 필요 없이 행해지는 포경수술은 아이의 육체에 대한 폭력”이라는 내용이었다. 이스라엘이 발끈했다. 인종적 편견을 조장한다는 이유였다.

이스라엘은 무슬림 국가들과 함께 포경 수술 비율이 높은 나라다. 할례(포경 수술)는 유대교와 이슬람의 종교적 관습이다. 구약성서 창세기 17장은 ‘너희 중 남자는 다 할례를 받으라. 이것이 나와 너희와 너희 후손 사이에 지킬 내 언약이다’라고 쓰여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권역은 포경 수술 비율이 90%를 넘나든다. 전 세계 평균 30%대를 훌쩍 넘는다. 이 지역을 빼면 포경 수술 비율이 70%를 넘는 나라는 미국과 한국, 필리핀 정도다. 독일, 일본, 프랑스 등은 10% 안팎에 불과하다.

문화적 차이와 별개로 포경 수술의 건강상 이점은 없을까?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은 위생 문제다. 포경 수술을 받은 남성이 요로 감염이나 성병 위험이 ‘조금’ 낮다는 것. 그러나 포경 수술을 받아도 제대로 씻지 않는 비위생적인 습관이나, 콘돔을 사용하지 않는 성관계는 여전히 위험하기에 문명화된 지역에서 그 차이를 따지는 건 별 의미가 없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포경 수술이 조루를 예방한다는 주장도 있다. 귀두 부위가 덜 민감해지는 덕분이라는 것. 그러나 성기 피부의 민감도는 성관계 횟수나 연령에 따라 다르고, 민감도가 떨어지면 성감이 줄어드는 역기능도 있다. 뉴욕의 비뇨기과 전문의 알렉스 슈테인슐류거 박사는 “연구에 따르면 포경 수술받아도 성감에 의미 있는 변화가 없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의 소아과 전문의 스티븐 도프먼 박사는 “1994년 이래 포경 수술을 그만뒀다”면서 “포경 수술은 역사와 문화의 영역이지, 임상과 의료의 소관은 아니”라고 말했다.

다만 반드시 포경 수술이 필요한 사례가 있다. 성인이 되어도 포피와 성기가 분리되지 않거나, 포기가 성기를 조여 혈액순환을 방해할 때다. ‘의료적 목적’의 포경 수술이 필요한 경우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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