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떠도는 ‘납’ 접촉하면 성격 바뀐다 (연구)

[사진=JV_LJS/게티이미지뱅크]
공기 중 떠다니는 납에 많이 노출된 사람일수록 성격이 부정적으로 바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유럽과 미국에 거주하는 150만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다.

앞서 여러 연구들을 통해 대기를 떠도는 납에 많이 노출된 아이들은 뇌 발달에 해로운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 확인돼왔다. 미국의 통계에 따르면 이는 정신질환과 범죄 행동을 유발해 약 1370조 원의 비용을 소모시킨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연구팀은 납 노출이 개인의 성격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점에서 납 노출 문제는 이전 연구자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비용 발생을 유도할 것으로 보았다.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 연구팀은 납 노출이 개인의 성격 변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대기오염 방지법 제정 전후의 성격 차이를 조사했다. 미국은 1970년 이 법을 제정했고, 이후 기업들은 휘발유에서 납을 제거했으며 대기 중 납 배출은 크게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대기 중 납 수치의 변화와 성격 검사의 평균 점수를 비교하는 방법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성격 검사는 ‘5가지 성격 요소’를 바탕으로 했다. 이는 성격 이론에 적용되는 주요한 5가지 성격으로, 경험에 대한 개방성·외향성·성실성·우호성·신경성 등을 포함한다. 경험에 대한 개방성은 지적 호기심이 많고 창의적 상상력을 펼치는 성격적 특징이고, 외향성은 사회성과 적극성이 있는 성격이다. 성실성은 체계적이고 성실한 성격이고, 우호성은 공손하고 배려심이 있는 성격이며, 신경성은 불안·우울·적대감 등을 드러내는 성격이다.

연구 결과, 납 수치가 낮아진 뒤 태어난 사람들은 납 수치가 높을 때 태어난 사람들보다 전반적으로 원숙한 성격을 보였다. 좀 더 성실했고, 우호적이었으며, 덜 신경증적인 특성을 보인 것.

연구팀은 유럽에서의 납 노출 효과도 확인했다. 그 결과, 미국과 마찬가지로 대기 중 납에 더 많이 노출된 사람일수록 덜 우호적이고 더 신경증적이라는 상관성이 확인됐다. 단, 성실성과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를 문화적 차이에서 기인한 부분으로 설명했다.

성격적 특성을 확인하는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성격이 인생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행복, 직업적 성공, 심지어 장수 여부에도 성격이 영향을 미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번 연구에서 납 노출은 성격 변화에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극단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연구팀은 수많은 사람들이 납 노출로 약간의 성격 변화를 경험했으며, 이는 사회 전체적으로는 상당 부분 영향력이 있을 것으로 보았다.

또한, 납 노출은 사회적 불균형과도 연관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았다. 흑인 아이들의 혈액에서는 백인 아이들보다 2배 높은 납 수치가 확인됐고, 전반적으로 사회적 취약 계층에서 수치가 더 높았기 때문이다.

또한, 환경적인 관점에서도 납 파이프와 오염된 지하수 등 납 노출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라고 설명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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