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의 극단적 선택 따라하는 ‘베르테르 효과’ 줄어

[사진= AntonioGuillem/게티이미지뱅크]
극단적 선택에 대한 묘사를 자제하고 보도에 신중을 가하면 자살을 예방할 수 있다는 ‘파파게노 효과(Papageno effect)’가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언론이 유명인의 극단적 선택에 대한 보도방향을 바꾸면서 일반인의 자살률이 크게 감소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홍진 교수 연구팀이 최근 논문을 통해 언론의 보도변화가 최근 국내 자살률이 줄어든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2021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2020년 자살사망자 수는 1만3018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1만 3799명) 대비 781명 줄어든 수치다. 자살률이 최고치에 이르렀던 2011년(1만 5906명)과 비교하면 2888명이 줄어들었다.

전홍진 교수팀은 2012년 자살예방법이 시행되고, 2013년 자살보도 권고기준이 언론현장에 적용되면서 이러한 감소 추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유명인의 자살보도를 접하면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 일반인들이 이에 동조하거나 우울증이나 자살생각 등 부정적 요소들이 악화되면서 베르테르 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

자살예방법과 자살보도 권고기준 시행 이전인 2005~2011년에는 유명인의 자살 관련 보도가 나간 후 한 달 동안 일반인 자살률이 평균 18% 늘었다. 유명인의 사망 직전 한 달 평균값과 비교한 결과로 5년치 월간 평균 자살률, 코스피 지수, 실업률, 소비자물가지수 등을 모두 반영해도 자살보도가 뚜렷한 영향을 미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2012년부터 변화가 감지됐다. 유명인 자살보도 후 한 달 간 자살률 증가폭이 단계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 것. 법적, 제도적 정비와 자살을 대하는 언론의 보도방향이 바뀐 덕분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전홍진 교수는 “언론의 노력으로 지난 10년간 더 많은 생명을 지킬 수 있었다”면서 “다만 2018년 이후 유튜브,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더 쉽게, 더 다양한 경로로 유명인의 자살 관련 소식이 전해지는 만큼 그 영향력이 늘고 있다. 자정을 위한 사회적 합의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호주·뉴질랜드 정신의학 저널(Australian & New Zealand Journal of Psychiatry)’ 최근호에 발표됐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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