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전 세계 100만 명 어린이 고아 됐다

[사진=Juanmonino/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끔찍한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보스턴 아동병원 연구팀이 20일 영국의학저널 ‘란셋(The Lancet)’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유행하는 동안 100만 명 이상의 아이들이 고아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최소 한 명 이상의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고아 범주에 포함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부모나 양육권이 있는 조부모를 잃은 아이들은 113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엄마, 아빠, 혹은 둘 다를 잃은 아이들은 104만 명 정도 될 것으로 보았다. 또한, 부모나 양육권이 있는 조부모, 양육권자는 아니지만 함께 사는 조부모의 죽음을 경험한 사례는 156만 건에 달할 것으로 보았다.

보호자를 잃은 아이들이 가장 많은 국가는 미국, 남아프리카공화국, 페루, 인도, 브라질, 멕시코 등이었다.

보스턴 아동병원 소아과 의사인 하버드의대 척 넬슨 교수는 논문을 통해 “부모를 비롯한 양육자를 상실한다는 사실은 아이들의 인생을 뒤바꾸는 일이며, 안정적이지 못한 가정환경으로 그들의 발달에도 잠재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팬데믹 관련 고아들을 추산하기 위해 2020년과 2021년 초까지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 사례의 77%를 차지하는 21개국 사망 데이터와 초과사망률(통상 발생 가능한 사망률을 넘어선 비율)을 분석했다.

코로나19 관련 사망 사례에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으로 인한 사망과 봉쇄 조치로 의료접근이 떨어져 사망한 사례 등을 포함했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가족과 남은 생존자들, 특히 어린 아이들이 2차적 위기에 놓일 수 있다는 점을 주지시켰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의가 있다. 코로나 사태는 단기적으로는 많은 감염자 발생과 재정적 피해 등을 안기고 있으나,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이슈들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것.

어릴 때 부모를 잃는 외상 경험은 약물 남용, 정신질환 문제, 만성적인 건강 문제 등의 위험률 증가와 연관성을 보인다는 선행 연구들이 있다. 아이가 부모를 잃는 경험은 그 자체만으로도 치명적이지만, 향후 트라우마로 인한 문제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려면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증거 기반의 선제적 개입이 필요하다.

특히 소외된 지역사회에 속한 아이들이 전염병으로 인한 장기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들에 대한 지원 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상처는 남는다는 점에서 여기서 기인한 또 다른 불행한 사고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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