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돌연사 예방하는 ‘이 작은 장치’는?

[김성환의 맥박이야기] 삽입형 심전도 기록기

올해 68세인 박 씨는 고혈압 이외에 특별한 질병이 없이 건강히 잘 지내왔다. 하지만 내원 1개월 전 집 주변을 산책하다가, 전조 증상 없이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다행히 곧 깨어나기는 했지만, 넘어지면서 얼굴에 타박상을 입었다. 인근 병원을 방문해 심전도, 심초음파, 24시간 홀터 검사를 받았지만 특별한 이상을 발견할 수 없었다. 원인을 알 수 없었기 때문에, 특별한 조치없이 지내던 환자는 3일전 다시 실신하여 쓰러졌고, 다시 곧 깨어나기를 반복하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는 실신의 가장 흔한 원인은, 일시적으로 혈압이 떨어지는 것이다. 오래 서있거나, 앉아있다가 갑자기 일어설 때, 지하철∙버스 등 혼잡한 곳, 복통, 급격한 다이어트 등이 유발인자이며 쓰러지기 전에 메스꺼움, 어지럼증 등의 전조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상황이 아닌데, 갑작스럽게 쓰러진다면 심장 문제도 의심해야 한다. 특히, 고령이거나 돌연사의 가족력이 있다면 더욱 더 의심해야 한다. 심장이 멎으면 의식을 잃고 쓰러지지만, 다행스럽게 스스로 심장이 회복되면 곧 깨어나게 된다. 문제는 다음에 또 심장이 멎게 된다면 스스로 회복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며, 또한 심장이 잘 뛰어서 실신이 없을 때에는 검사를 해도 원인을 알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실신의 원인이 심장 문제인지 알려면, 실신을 하는 순간에 심전도를 찍어봐야하지만, 심전도 기기를 붙이고 살 수는 없으니 무척 어려운 일이다.

또한, 드물게 발생하는 부정맥 탓에 뇌졸중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도 정확한 진단이 되어야 부정맥을 치료할 수 있고, 뇌졸중 재발 위험을 줄일 수가 있는데, 부정맥이 너무 드물게 발생하는 경우에는 24시간 홀터만으로 진단하기가 어렵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삽입형 심전도 기록기 (mplantable loop recorder)’ 이다. 길이 4cm, 폭과 두께는 1cm, 0.5cm 정도이며 무게는 20g이다. 이를 가슴에 있는 피부 밑에 국소 마취 후에 넣고, 봉합한다. 피부 위에 측정기를 올려놓으면 원격으로 심전도 기록을 열어볼 수 있다.

실신 증상이 생긴 뒤 내원해 심전도 기록을 살펴보면, 실신의 원인이 심장인지 아닌 지 구별할 수 있다.

정확한 진단이 이루어진 이후에는, 역시 국소 마취 후에 제거가 가능하다. 이 작은 장치가 만일의 돌연사를 예방할 수도 있다. 만일의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신을 경험하면 하루빨리 전문의를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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