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실험동물 최대업체 파산…국내에도 ‘불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호주와 한국,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등에 실험용 쥐와 생쥐 약 20만 마리를 공급한 호주 최대의 실험동물 공급업체가 재정난으로 18개월 뒤 완전 폐쇄된다.

호주 동물자원센터(ARC)는 최근 고객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공급 물량이 곧 고갈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12~18개월에 걸쳐 운영을 점차 줄여 2022년 12월에는 완전 폐쇄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커스티 모이히한 ARC 최고 경영자 대행은 최근 보낸 이메일에서 “재정적으로 자립할 수 없기 때문에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ARC는 퍼스의 머독대학교에 있는 시설을 비워줘야 한다. 이에 따라 호주 등 일부 국가의 생물 의학 연구에 상당히 큰 타격을 줄 것으로 과학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시드니에서 활동하는 수의학 컨설턴트이자 전 호주·뉴질랜드실험동물협회 회장 말콤 프랑스는 임박한 ARC 폐쇄에 대해 “분명히 많은 대학과 의학연구 기관에 대한 동물 공급에 큰 공백을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WA) 퍼스에 있는 실험동물 사육 시설인 ARC는 연간 수익이 약 590만 달러(약 68억 원)이며, 직원 60여 명을 두고 있다. 지난해에는 19만 9,258마리의 쥐와 생쥐를 팔았다. 그 대다수는 호주 고객들에게 돌아갔지만, 한국 등에도 실험동물을 수출한다.

말콤 프랑스는 “이 시설이 호주의 대학 43곳, 의학 연구 기관 50여 곳 및 기타 정부·상업 연구 기관에 실험동물을 특별 판매하는 유일한 생산업체이기 때문에 ARC에 대한 전반적인 의존도가 매우 높으며, 따라서 이처럼 실험동물을 잃는 것은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ARC는 폐쇄 결정을 내린 WA 주정부의 한 기관이 운영하고 있다.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 커스티 쇼트 박사(바이러스학)는 ARC 폐쇄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대안을 찾을 때까지 많은 실험자들이 연구를 중단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그녀는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면역 반응에 관한 당뇨·비만의 영향 연구를 위해 ARC를 동물모델의 유일한 공급업체로 이용하고 있다.

시드니 소아암연구소의 미셸 하버 상무는 호주의 다른 어떤 공급업체로부터도 구할 수 없는 생쥐 한 종류를 포함해, 연구소에서 주문하는 동물의 80%를 ARC가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ARC의 폐쇄는 어린이 암 환자의 새로운 치료법 개발 능력 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그녀는 강조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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