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시작되기도 전에 끝난 기분 드는 이유

[사진=JV_PHOTO/게티이미지뱅크]
여름휴가가 시작되자마자 거의 끝나간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나 혼자만 이렇게 느끼는 게 아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다수의 실험참가자들이 이러한 느낌을 받는다고 답했다.

휴가가 짧게 느껴지는 심리 상태는 원래 휴가 계획을 어그러뜨리는 ‘파급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애초에 연휴동안 하려고 했던 활동 대신 휴식을 취하기로 결정하거나, 비싼 저녁식사를 하며 짧은 연휴 기간에 대한 보상을 주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 연구팀은 사람들이 실제로 이러한 심리 상태에 빠지는지 확인하기 위해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여름휴가는 누구나 고대하는 휴일이지만, 우리나라의 추석에 해당하는 추수감사절은 어떤 사람들은 기대하는 연휴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요리에 대한 스트레스, 가족 분쟁에 대한 우려 등 오히려 걱정이 되는 기간이다. 따라서 연휴를 기대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감정 상태를 비교하기 좋은 대상이다.

국제학술지 ‘소비자 심리학 저널(Journal of Consumer Psychology)’에 최근 이 논문을 발표한 미국 연구팀은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510명을 대상으로 연휴까지 앞으로 얼마나 남은 것 같은지, 또한 연휴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 같은지 등에 대한 느낌을 물었다. 0~100의 숫자로, 이 감정을 표현하도록 했다. 숫자가 커질수록 연휴가 오래 지속된다는 느낌을 반영한다.

설문 결과, 연구팀이 예상했듯 추수감사절을 고대하는 사람일수록, 추수감사절이 아직 먼 것처럼 느껴지고, 동시에 그 기간이 매우 짧은 것처럼 느꼈다.

‘즐거울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는 관용적 표현이 그대로 반영된 설문 결과다. 사람들은 시간의 지속성을 판단할 때 ‘재미’와의 상관성 안에서 평가를 내린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여름휴가를 떠올리면 반사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너무 빨리 지나갈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것이다.

연구팀이 두 가지의 5분짜리 영상 클립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동일한 연구결과가 도출됐다. 유머가 담긴 영상과 지루한 영상 두 가지를 볼 것이라고 이야기하자, 실험참가자들은 유머가 담긴 영상의 지속시간을 짧게 평가했다.

이러한 연구는 우리가 예상한 것처럼 당연한 연구결과를 도출했다. 하지만 여름휴가를 보내기 전 우리가 시간을 객관적 척도가 아닌 주관적 느낌에 의존해 판단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하도록 만든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미가 있다. 휴가기간이 짧다는 주관적인 느낌 때문에 누워서 TV를 보며 쉬거나 금전적 소비를 통해 보상 받으려는 심리가 일어나는데, 좀 더 객관적으로 휴가기간을 쪼개보면 보다 알차고 후회 없는 연휴를 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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