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히 짜증, 나도 벌써 ‘갱년기’?

 

서울 역삼동에 사는 주부 박미정씨(48)는 올해 들어 “이래선 안 되는데” 하면서도 고3 딸에게 짜증내는 일이 많아졌다. 왠지 불안하고 사소한 일에도 화가 나고 두통 불면증까지 생겼다. 주부 김성희씨(45·경기 서현동)는 하루 두 세 번 별 이유 없이 울가망해진다. 툭하면 얼굴이 달아올라 외출할 때 신경이 쓰인다. 최근엔 한 달에 두 번이나 생리를 해 자궁암에 걸렸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은 증세가 다르지만 실은 모두 호르몬 분비가 급격히 줄면서 생기는 ‘갱년기 증세’로 고생하는 경우.

여성의 몸은 49세를 전후해 꽃이 시드는 대변혁기를 맞는다. 흔히 폐경기와 갱년기를 똑같은 뜻으로 쓰지만 엄연히 다른 말. 폐경기는 생리가 끝난 뒤를 가리키는 말이고 갱년기는 폐경 전후 여성호르몬 분비가 감소하면서 몸이 변하는 기간을 말한다. 폐경기는 49세 이후, 갱년기는 45∼55세가 해당된다.

 

 

 

여성호르몬의 감소

여성의 난소엔 초경 때 38만개의 난포가 있다. 그러다가 30여년 간 생리로 난포를 모두 잃게 되면 더 이상 배란이 이뤄지지 않고 ‘마술’도 멈추는 것. 마술이 멈추면 난포에서 분비돼 유방 발육, 자궁 형성 등에 관여하는 ‘에스트로겐’과 배란 뒤 난소의 항체에서 만들어지고 수정된 난자를 자궁에 착상시키고 보호하는 ‘프로게스테론’ 등 여성호르몬의 샘이 마른다.

이와 같은 폐경이 오기 몇 해 전부터 호르몬 레벨이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얼굴이 화끈거리거나 불안 짜증 등에 시달리게 된다. 월경주기는 불규칙해지고 월경과다증 불면증 두통 등이 뒤따르며 질내벽이 얇아지고 질분비불이 줄면서 성교통이 생긴다.

 

 

 

호르몬대체요법(HRT)이란?

부족한 여성호르몬을 약이나 주사 패치 등으로 보충하는 것. 에스트로겐은 얼굴이 달아오르거나 땀이 많이 나는 증세를 줄이고 심장병 발생 위험을 낮추고 골다공증 치매 등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지만 자궁내막암을 일으킬 수 있다. 이 때문에 자궁내막암 발병을 낮추기 위해 프로게스테론을 함께 쓴다. 학계에선 에스트로겐이 유방암 발병과 연관되는지에 대해 논란 중. HRT치료 때엔 두통이 심해지기도 하고 유방이 붓는 경우도 많으며, 더러 다리가 저리기도 한다. 자궁출혈과 함께 혈전증 담석 비만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호르몬대체요법의 방법

여성호르몬제제를 피임약처럼 매일 먹거나 2, 3일마다 엉덩이에 패치로 붙여 보충한다. 약을 복용할 경우 처음 5년 동안엔 한 달 15일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함께 복용하고 나머지날엔 에스트로겐만 복용하는 ‘주기적 요법’이 주로 이용된다.

이 때 생리할 때처럼 규칙적으로 출혈이 생긴다. 이후엔 한 달 내내 두 호르몬제제를 함께 투여하는 ‘연속요법’을 많이 쓴다. ‘궁이 비었다’고 해서 ‘빈궁마마’로 불리는 ‘자궁적출수술환자’는 에스트로겐 하나만 먹는다.

 

 

 

이것도 알아두셔요

여성의 성적 욕구와 관련된 호르몬은 여성호르몬이 아니라 남성호르몬. HRT 때 소량의 남성 호르몬을 첨가하면 ‘부부생활’에 도움이 된다. 또 열심히 운동하고 쾌활하게 지내는 사람은 갱년기 장애를 덜 느낀다. 음식을 골고루 먹고 하루 1500㎎ 이상의 칼슘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칼슘은 요구르트, 저지방 우유, 과일, 칼슘 보강 오렌지쥬스 등에 풍부하다.

비타민D는 칼슘의 체내 흡수와 이용을 도우며 비타민E는 심장병과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비타민보충제를 먹는 것도 좋다. 미국 학자들은 대두(大斗)에 주목하고 있다. 에는 아이소플라본이라는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물질이 듬뿍 들어 있으며 얼굴이 화끈거릴 때 먹으면 즉각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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