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염’… 혈액 통해 전염된다

 

간염은 환자와 함께 술잔을 돌리거나 국물을 먹을 때처럼 침이나 피부 접촉으로 전염되지 않는다. 한때 잘못 알려진 ‘술잔’ 이론이 ‘정설’처럼 통했지만 90년대 초부터는 그렇지 않다는 게 상식이 됐다.

정부에서도 간염을 ‘일시적 취업제한 대상 질병’에서 뺐다. 간염은 주로 혈액으로 전염된다. 흑인 민권운동가 마르틴 루터 킹목사를 암살한 제임스 얼 레이는 교도소에서 흑인 죄수의 칼에 찔린 뒤 수혈 받으면서 간염에 걸려 숨졌다.

이처럼 간염은 혈액으론 쉽게 옮긴다. 따라서 면도기칫솔만큼은 간염환자와 따로 쓰는 것이 좋다.

 

 

 

질병사와 간염

인류는 최소 2000여 년 전부터 간염의 대표적 증세로 눈 흰자위얼굴이 누렇게 변하는 ‘황달’에 관해서 기록해왔다. 중국 인도의 의서(醫書)뿐만 아니라 히포크라테스의 책에도 황달에 대학 기록이 나온다. 허준은 ‘동의보감’에서 황달을 전염병으로 분류했다.

그러나 황달의 원인인 ‘간염’에 대해선 19, 20세기에서야 주목했다. 19세기에 이 간염을 일으킨다는 이론이 나왔으며 1930년대 바이러스가 간염의 원인이라는 학설이 제기됐다. 또 1965년 B형간염 바이러스, 1989년 C형간염 바이러스의 표면항원이 각각 발견되고나서야 본격적인 치료의 길이 열리게 됐다.

 

 

 

간염의 종류

간염은 염증이 생긴 것. 간은 오른쪽 갈비뼈 아래에 있다. 간은 영양분을 흡수하고 비타민에너지원을 저장하며 유해물질을 해독한다. 간은 70%가 파괴될 때까지 묵묵히 견디며 일을 계속하기 때문에 ‘침묵의 장기’라고 불린다.

간염은 술이나 약물도 원인이지만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간염바이러스에는 A B C D E G형 등이 있다. A형은 대부분 자연치유되고 D E G형은 국내 환자가 거의 없다. 문제가 되는 것은 B C형. 인구의 4∼5%가 B형간염 감염자이며 1%는 C형간염 감염자. 또 만성간염 환자의 60∼70%는 B형, 15∼20%는 C형. B형간염은 아기가 태어날 때 엄마로부터 병을 얻는 모자간 수직감염의 경우가 많다. 이에 착안, 민족간 바이러스 보유율로 민족의 기원을 추적하는 학자도 있다. 미국의 경우 평균 1% 이하이고 한국 중국인은 5% 이상인데 알라스카 원주민은 동양인의 보유율에 가깝다. 따라서 알라스카원주민은 동양이 기원이라는 것.

 

 

 

간염의 진행=B형간염은 갖 태어날 때 감염돼 쭉 보균상태에 있다가 면역계에 이상이 생겨 발병하는 경우가 대부분. 어른 때 감염되면 95% 이상이 급성기를 거쳐 자연회복된다. 미열 피로감 복통 설사 등이 나타나고 1, 2주 뒤 황달과 함께 대변의 색이 엷어지고 진노랑색의 소변이 나오다가 4∼12 주 뒤 회복되는 것. 단 과로 음주 등으로 면역기능이 떨어졌을 때엔 보균상태가 되기 쉽다. C형간염은 성인 때 주사 수혈 문신 귀뚫기 등에 의해 주로 전염되는데다 70% 이상이 만성으로 악화되기 때문에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B형이나 C형이나 모두 급성기에 고단백 저지방 고칼로리음식을 먹으면서 금주 휴식하면 병을 이길 가능성이 크다.

간염바이러스는 간세포를 직접 죽이는 것은 아니다. 바이러스가 간세포 속에 침투해 증식하면 인체의 면역계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간세포를 죽이는 것. 파괴된 간세포가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고 섬유질로 대체되기 시작하고 이것이 심해지면 간경화가 된다.

 

 

 

B형간염

백신 접종 엄마가 간염 보균자이거나 환자일 경우 아이를 낳자마자 12시간 안에 예방백신면역글로불린을 함께 접종해야 한다. 엄마가 정상일 경우 생후 2개월 안에 첫 백신을 맞힌다. 추가접종은 백신에 따라 다르다. 어른은 처음 한번 접종한 뒤 항체가 형성되지 않으면 추가접종한다. 그래도 항체가 생기지 않으면 전염되지 않도록 조심하는 수 밖에 없다. 나이가 들수록 접종 후 항체가 생길 확률이 떨어지므로 20대 이전에 맞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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