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는 왜 인기가 없나요?

이대서울병원 흉부외과 류상완 교수(가운데)가 수술을 진행 중이다. [사진=이화의료원]
tvN 방영 드라마인 ‘슬기로운 의사생활’에는 흉부외과 교수가 등장한다. 배우 정경호가 맡은 김준완이라는 인물이 흉부외과 의사다.

현실에서 흉부외과는 수련의들 사이에서 인기가 없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슬기로운 의사생활 제작을 돕고 있는 이화의료원 교수에 따르면 흉부외과는 수련 과정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고된 업무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이대서울병원 흉부외과 류상완 교수는 “수련 과정이 너무 어렵고 힘든데다, 혼자 수술하는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전공의를 마쳐도 전임의 등 추가 수련 기간을 거쳐야 한다”며 “흉부외과 전문의, 전공의 수가 많지 않다보니 대학병원의 교수나 종합병원 흉부외과 과장이 돼도 거의 평생 당직을 비롯한 모든 업무를 스스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병원을 차리기 어려운 분야이기도 하다. 류 교수는 “흉부외과 교수는 대학병원을 떠나 흉부외과 전문 분야를 살려 개업하기 어렵다”며 “간혹 정맥류, 동정맥류, 다한증 등을 주제로 개업하는 흉부외과 전문의들이 있긴 하지만 이는 소수”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흉부외과를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김준완 교수는 의대생 시절 심장이 뛰는 모습을 처음 보고 흉부외과에 가기로 결심했다. 실제 흉부외과 의사인 류상완 교수는 왜 흉부외과를 택했을까? 류 교수는 “서울아산병원 인턴 수련 당시 순환 근무로 흉부외과에 근무할 때 한 중년 환자가 급성 대동맥박리증으로 인한 심정지로 심장마사지를 하면서 수술에 들어갔다”며 “너무 급박한 상황이었기에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다음날 출근해보니 그 환자가 앉아서 물을 마시고 있었다. 너무 인상적인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드라마 속 준완처럼, 흉부외과 교수의 호출로 수술장에 들어가서 뛰는 심장을 만져본 적이 있다”며 “그때 느꼈던 심장 박동을 잊지 못해 애초에 지망했던 정형외과 대신 흉부외과, 그것도 심장 파트를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흥미로운 사실은 심장을 만지는 경험은 흉부외과에서 후임을 데려오기 위한 ‘영업 비법’이었다고 한다. 류 교수도 인턴들에게 같은 방법을 사용해, 흉부외과로 올 것을 권하고 있다.

최근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등장하는 흉부외과 용어도 알아보자. 김준완 교수는 본과 3학년인 장홍도에게 소아바드와 성인바드의 차이에 대해 묻는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바드’는 무엇일까?

류 교수에 따르면 바드(VAD)는 심실보조장치다. 심실에 소규모의 인공펌프를 부착한 후 수축기능이 저하된 심실로부터 직접 혈액을 뽑아내 다음 단계로 분출해준다. 인공펌프를 부착한 심실의 위치에 따라 좌심실보조장치(LVAD), 우심실보조장치(RVAD), 양심실보조장치(BIVAD)가 있다. 심부전이나 심인성 쇼크 등 심실 기능이 저하됐는데 약물 치료로 호전이 없을 땐 환자 상태나 치료 방침에 따라 에크모, IABP 등 기계적 순환보조장치를 활용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김준완 교수가 본과 학생에게 질문한 소아바드와 성인바드의 차이는 뭘까? 심실보조장치는 대체로 심장이식을 대기하는 동안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한다. 최근 개발된 심실보조장치는 장기간 부착도 가능하다. 하지만 소아는 체구가 작아 체내에 심실보조장치를 삽입할 수 없어 체외형을 유지한다는 차이가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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