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한 잔도 안 되는데.. 음주로 생긴 몸의 변화 7가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87세의 현역 배우 이순재는 오랜 연기 생활의 ‘비결’ 중 하나로 금주를 꼽았다. 그는 방송에서 “과거 과음을 자주 하던 동료 배우들은 일찍 죽거나, 대부분 연기에서 은퇴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9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대사 암기력이 으뜸이다. 젊은 배우들이 혀를 내두른다. 평생 술을 마시지 않았으니 알코올성 치매에 걸릴 염려도 없다. 술을 어떻게 마셔야 할까? 약간의 음주는 몸에 좋을까? 술과 건강에 대해 알아보자.

◆ 술 마시면 금세 얼굴 붉어지는 경우.. “술 약한 사람 맞아요”

술만 마시면 금세 얼굴이 붉어진다면 몸이 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이다. 음주로 인해 생기는 숙취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기 어려워지면서 얼굴의 혈관이 확장되어 홍조가 나타난다. 그런데도 술을 계속 마시면 아세트알데히드가 체내에 쌓여 얼굴 홍조 뿐 아니라 메스꺼움, 두통도 쉽게 나타난다. 이런 사람에게 술을 ‘강권’하면 큰 일 난다. 요즘은 술을 강제로 권하는 문화는 점차 사라지고 있지만, 술이 약한 사람에게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 여성은 술에 약하다? “맞습니다. 음주 절제하세요”

여성은 남성보다 아세트알데히드 분해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은 남성과 달리 술을 적게 마셔도 암 발생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음주 시 알코올 대사 효소가 다 소모되면서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이 몸속에서 증가해 유방암 등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영국의학회지(BMJ)에 실린 논문을 보면 전체 암 발생률은 남녀 모두 술을 많이 마실수록 높았다. 하지만 유방암-위암 등 음주와 연관이 있는 암에서는 남성은 하루 15g 미만(소주 2잔 이하)으로 적게 마시면 암 발생률이 높아지지 않았으나, 여성은 주로 유방암 위주로 암 발생이 13%나 높아졌다.

◆ 음주 후 금세 얼굴 붉어지는 여성, 고혈압-당뇨병 위험 2배

술 마신 뒤 얼굴이 금세 붉어지는 여성은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2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대한가정의학회지). 대사증후군은 고혈압, 당뇨병 등 각종 생활습관병이 복부 비만과 함께 동시에 발생하는 질환이다. 술을 마시지 않은 여성보다 주 2회 이하 마시는 여성의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은 1.7배, 주 2회 초과-4회 이하 마시는 여성은 2.7배, 주 4회 이상 마시는 여성은 4.2배나 됐다. 음주 빈도가 잦을수록 대사증후군 위험이 더 커졌다.

◆ 술은 담배, 미세먼지와 같은 1군 발암물질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알코올(술)을 담배, 미세먼지와 함께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1-2잔의 음주로도 구강암, 식도암, 간암, 유방암, 대장암 발생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에 따른 것이다. 암에 관한 한 ‘적당한’ 음주는 아예 없다. 우리나라도 ‘국민 암 예방 수칙’에 “하루 1-2잔 소량의 음주도 피하기”가 들어 있다. 소량의 음주로도 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의 보건당국은 암 발생에 있어 “안전한 음주량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 혈관 건강에는 소량의 술? “장기적으로는 의미 없어”

적당량의 음주는 혈관 건강, 특히 뇌경색(뇌졸중)을 예방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소량의 음주도 장기적으로는 뇌경색 예방에 효과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제학술지 ‘Stroke(뇌졸중)’에 실린 논문을 보면 주 5회 이상, 한 번에 소주 반병 이상 과음하는 경우 뇌경색 위험도가 43% 증가했다. 7년 이상 장기적인 음주의 뇌경색 예방 효과는 없었다. 과거부터 소규모 연구 등을 통해 알려졌던 소량 음주의 뇌경색 예방 효과는 초기에만 잠깐 관찰될 뿐 장기적 관점에서는 의미가 없었다.

◆ ‘주당’들은 알코성 치매 조심하세요

음주가 과도할 경우 직접적으로 인지기능을 저하시켜 알코올성 치매를 일으킬 수 있다. 젊을 때부터 ‘주당’으로 소문난 사람은 나이 들어 알코올성 치매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장기간의 과음은 베르니케 코르사코프(Wernike Korsakoff) 증후군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음주에 따른 체내 비타민 B1(티아민)의 부족으로 인해 기억력 장애, 의식 장애 등의 증상이 생기는 병이다.

◆ 물은 효과적인 ‘술 해독제’.. “음주 후 사우나하지 마세요”

숙취 해소를 위해 음주 후 사우나를 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위험할 수 있다. 뜨거운 온도가 급속도로 혈관을 확장해 심장마비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실제로 젊은 사람들도 과음 후 사우나에서 사망하는 사례가 꽤 있다. 콩나물에는 아스파라긴산이 많아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되지만, 맵거나 뜨거운 해장국은 술로 손상된 위벽이나 장에 자극을 더할 수 있다. 가장 효과적인 숙취 해소제는 물이다. 음주 시 물을 자주 마시면 술의 강도를 경감시켜 숙취를 누그러뜨리는데 도움이 된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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