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불청객 ‘골 관절염’, 원인과 치료법은?

[정 남매의 갱년기 건강꿀팁]

최근 30대에 갱년기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부쩍 늘고 있다. 여성들의 경우 평균 51세에 폐경이 일어나지만, 요즘엔 30대 후반에 벌써 폐경을 맞아 심각한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때만 되면 찾아오던 생리가 1년 이상 뚝 끊어질 경우를 폐경이라고 하고, 폐경 후를 갱년기라고 한다. 또 폐경 전후의 기간을 폐경 이행기라고 부르며, 이 시기에는 여성 호르몬의 감소와 함께 여러 신체적, 심리적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폐경 이행기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안면 홍조, 야간 발한, 질 건조증 등 신체 증상과 수면장애, 피로감, 우울증 등 기분장애 증상을 꼽을 수 있다. 또 에스트로겐 분비가 줄면서 의학적인 검사에서 골 밀도 감소, 콜레스테롤 수치 변화(저밀도 콜레스테롤의 증가와 고밀도 콜레스테롤의 감소)가 확인되기도 한다.

이밖에 두통, 어지럼증, 가려움증, 하지불안 증후군, 심장 두근거림, 변비, 복부 팽만감 등 여러 증상을 보인다. 특히 근육 및 관절통의 근골격계 증상이 매우 흔하다.

폐경 이행기에 근골격계 통증을 겪는 경우 신체활동이 제한되면서, 기분장애 및 우울감이 악화하고 체중이 늘어 통증도 더 심해지는 악순환을 겪기도 한다. 근골격계 통증이 비교적 가벼운 폐경 이행기 여성들의 경우, 운동이나 생활습관의 개선으로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상생활에 심한 지장을 줄 정도의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혈액검사, 영상의학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 소견이 없어 통증 개선을 위한 치료만 단기간 하는 경우도 있고, 초기 골 관절염으로 진단돼 치료받는 경우도 있다.

종전에 퇴행성관절염으로 불렀던 골 관절염은 전세계적으로 수백만명이 고통받는 가장 흔한 관절염이다. 주된 침범 부위는 손가락, 무릎, 고관절 등이다. 관절 안 뼈말단에는 단단하고 미끈한 구조물인 연골이 있다. 그 덕분에 뼈끼리 부딪혀 마찰이 생기지 않고, 관절이 부드럽게 움직인다. 그런데 매끈하고 탄력이 있어야 하는 연골이 나이가 들면서 닳고 찢어지면 완충 기능이 떨어져서 골 관절염이 발생한다.

-골 관절염, 손가락·무릎·고관절까지 괴롭혀

골 관절염이 진행하면 관절이 움직일 때 뼈의 직접 부딪힘 및 압력 증가로 뼈가 변형된다. 관절 주변 인대 및 근육 부착점 등에 염증이 생기고 관절 조직이 변성을 일으킨다. 골 관절염은 남자보다 여자에게 훨씬 더 흔하다. 특히 갱년기 여성에서 매우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 그 때문에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의 결핍과 골 관절염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가 잇따랐다.

그 결과 갱년기의 에스트로겐 결핍이 골 관절염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기전이 크게 네 가지로 밝혀졌다.

첫째, 연골에 대한 직접적인 보호 효과의 감소와 연골세포의 활성 감소 때문에 골 관절염이 발생한다. 둘째, 연골하골의 골량 감소 및 동반되는 골다공증으로 골 관절염이 생긴다. 셋째, 관절 주위 근육량의 감소가 원인이다. 넷째, 활막 등 관절조직에서의 염증 증가로 골 관절염이 발생한다.

이런 골 관절염의 예방을 위해 여성호르몬 대체요법이 주목받고 있다. 그렇다면, 갱년기 여성은 이 대체요법을 꼭 받아야 할까? 물론 에스트로겐 보충요법을 받은 환자에서 골 관절염이 비교적 적게 발생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하지만 에스트로겐 보충요법은 유방암과 자궁내막암의 위험을 높인다. 따라서 상대적인 효용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최근 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으면서 골다공증 치료제로 쓰이는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SERM) 계열 약물의 골 관절염 치료 효과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갱년기 근골격계 통증 환자나 초기 골 관절염 환자들에게는 생활을 개선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생활 요법으로는 운동, 체중 조절, 신발 깔창 및 보조 도구의 적절한 사용, 온 찜질 또는 냉 찜질 등 네 가지를 들 수 있다.

먼저 걷기, 자전거타기, 워터 에어로빅 등 관절에 충격을 덜 주는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 꾸준한 운동은 관절 주위의 근육을 강화해 관절을 더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다. 만약 운동 중에 또는 후에 관절에 통증을 새로 느낀다면 운동이 지나쳤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일단 운동을 중단해야 한다. 하루 이틀 휴식을 취한 뒤, 더 낮은 강도로 운동을 다시 시도해 볼 수 있다.

체중 조절도 중요하다. 과체중은 무릎, 고관절 등 체중을 지지하는 관절에 많은 스트레스를 준다. 약 1~2kg의 체중 감소만으로도 관절이 받는 압력을 완화해 관절 통증을 줄일 수 있다. 건강하고 균형 있는 식단으로 체중을 조절해야 한다.

또 기능성 신발 깔창을 사용하거나 편한 신발을 신으면 걷거나 서있을 때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다리에 통증이 있는 경우 반대편 손으로 지팡이를 사용하면 체중을 분산시킬 수 있다. 손이 아플 땐 무거운 물건을 운반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그 대신 카트를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걸레를 쥐어짜는 등 관절에 부담을 주는 행동도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온, 냉 찜질은 모두 관절통과 붓기를 완화할 수 있다. 뜨거운 물에 적신 타올 등 습한 열찜질은 근육 긴장을 완화하고 통증을 줄여준다. 냉찜질은 운동 후 근육통을 줄이는 데 좋으며, 근육에 쥐가 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이 같은 생활 요법을 웬만큼 실천했는데도 관절 통증이 수 개월간 지속되고 악화된다면, 반드시병원을 찾아야 한다. 전문의 조언에 따라 필요한 영상의학 검사, 골 밀도 촬영, 관절염에 대한 혈액검사 등을 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처방 및 조언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

 

에디터 kormedimd@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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