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5명 중 1명, 女만큼 산후우울증 겪어 (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출산 후 여성이 많이 앓는 질환인 산후우울증이 남성에게서도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숙아를 출산한 경우 이 같은 경향이 더 두드러져 여성 3명 중 1명이 산후우울증을 겪는다면, 남성 5명 중 1명이 비슷한 증상을 겪는 것으로 분석됐다.

산후우울증은 아이를 출산한 후 우울증 증세를 경험하는 질환으로, 보통 호르몬 수치가 크게 떨어지는 것이 원인이다. 산후우울증을 겪는 여성은 평생 우울증으로 고통받을 위험이 있다.

미국 시카고 아동병원(Children’s Hospital of Chicago) 연구진은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한 미숙아의 부모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해 여성의 경우 3분의 1, 남성의 경우 약 5분의 1이 산후우울증을 겪는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국제 학술지 ‘소아과학(Pediatrics)’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병원에 입원 중인 미숙아의 부모 431쌍을 대상으로 산후 여성의 우울증을 검사하는 데 사용되는 에딘버러 산후 우울증 척도(Edinburgh Postpartum Depression Scale)를 이용해 입원 및 퇴원 시, 퇴원 후 14일과 30일이 되는 네 차례 시점에 우울증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여성의 경우 33%, 남성의 경우 17%가 산후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또한 여성의 경우 아이를 집으로 데려오는 시점에 우울증 점수가 보통 10배 정도 감소한 반면, 남성의 경우 각 검사 시점에 점수가 비교적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저자인 크레이그 가필드 박사는 “아이를 집으로 데려온 후 여성과 남성 사이에 나타나는 우울증 증상 궤적에서 발견한 예상치 못한 차이는 아버지가 된 남성의 정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야 한다는 필요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산후우울증에 대해 부모 모두를 검사하고, 잠재적 증상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며, 입원부터 퇴원하고 집으로 돌아간 후까지 힘든 시간을 보내는 동안 부모의 정신 건강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산후우울증을 앓는 부모는 교육을 위해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말을 거는 등 아이의 발달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잘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인지, 정서, 언어 발달 장애에 직면할 가능성이 더 높다.

따라서 부모의 산후우울증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은 부모의 건강뿐 아니라 아이의 발달을 위해서도 아주 중요하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정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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