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일의 헬스리서치] 우유 많이 마시면 신장결석?…콩팥 관련 오해와 진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신장(콩팥)은 척추동물의 비뇨 기관과 관련된 장기의 하나다. 사람의 경우 강낭콩 모양으로 좌우에 한 쌍이 있으며, 체내에 생긴 불필요한 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하고, 체액의 조성이나 양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작용을 한다.

아래쪽 배의 등 쪽에 쌍으로 위치한 신장의 총 무게는 전체 체중의 약 0.4%에 지나지 않지만 기능이 심하게 저하되거나 소실되면 생명을 유지하기 어렵다. 생명 유지에 매우 중요한 생리적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총 심박출량의 20~25%가 신장으로 흘러 들어간다.

정상인에서 하루에 콩팥에서 여과되는 혈액량은 무려 180ℓ에 이르지만 대부분은 재 흡수되고 실제로 배설되는 소변량은 1~2ℓ에 불과하다. 이는 인체에서 필요한 수분과 영양분들은 재흡수가 되고 더 배설이 필요한 물질은 분비가 되어 최종적으로 소변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신장의 기능에는 첫째, 대사산물 및 노폐물을 걸러서 소변으로 배출하는 배설 기능이 있다. 둘째로 체내 수분량과 전해질, 산성도 등을 좁은 범위 안에서 일정하게 유지하는 생체 항상성 유지 기능, 셋째로 혈압 유지, 빈혈 교정 및 칼슘과 인 대사에 중요한 여러 가지 호르몬을 생산하고 활성화시키는 내분비 기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런 신장은 종종 뇌나 심장에 대한 뉴스에서 뒷전에 밀려난다. 그러나 신장은 환상적인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기관이다. 신장은 또한 상당히 탄력적이다. 한쪽 신장을 잃거나, 기증하더라도 다른 한쪽 신장과 함께 평범하고 건강한 생활을 계속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들 대부분은 이 복잡한 기관을 잘 이해하지 못하여 신장이 어떻게 작용하고 무엇이 그들을 괴롭히는가에 대한 오해를 낳는다. 이런 신장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와 이를 바로 잡아본다.

1. 물을 많이 마시면 신장의 해독 기능에 큰 도움이 된다?

해독을 위해 적어도 6~8잔의 물을 마시라는 조언을 많이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과학적 증거가 거의 없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의 신장 전문가인 스탠리 골드파브 박사는 “물을 많이 들이키는 것은 배설하는 소변의 양을 증가시키는 것”이라며 “신장은 복잡한 여과 장치로 얼마나 많은 물을 마시는지는 신장이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몇 가지 예외가 있다. 호주 세인트빈센트병원의 로빈 랭함 박사는 “예를 들어 신장결석이 발생한 전력이 있다면 향후 고통을 예방하기 위해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빠르게 탈수가 될 수 있는 극한의 기후 조건에서 살고 있다면 더 많은 물을 마실 필요가 있다”며 “이런 상황이 아니라면 물을 더 마시는 것이 신장이 더 잘 작동하거나 더 나빠지는데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 고칼슘 음식을 많이 먹으면 신장결석이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의 신장결석은 칼슘으로 만들어진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우유나 칼슘이 풍부한 식품을 피하는 것이 고통스러운 신장결석이 형성되는 것을 막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문제가 되는 것은 칼슘 과잉이 아니라 부족이다. 미국 듀크대학교 의과대학의 매튜 스파크스 박사는 “실제로는 식이 칼슘이 신장결석으로부터 보호하는 작용을 한다”고 말했다.

신장결석의 가장 흔한 종류는 칼슘과 옥살산염 두 가지 성분으로 이뤄져 있는데 옥살산염은 많은 채소와 과일에서 발견되는 물질이다. 소변 속에 옥살산염이 쌓이면 혈류에서 걸러진 칼슘과 결합해 신장결석을 형성할 수 있다.

식품 속 칼슘은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식품 속 칼슘은 장 속에서 옥살산염과 결합할 수 있고, 이후 신체는 대변을 통해 옥살산염을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다. 이때 옥살산염은 더 이상 혈류도 흡수되지 못하기 때문에 신장으로 들어가 결석을 형성할 수 없다.

그러나 스파크스 박사는 “칼슘이 풍부한 음식은 신장에 좋을 수 있지만 칼슘 보충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보충제 속 칼슘은 옥살산염과 맹렬하게 결합하지 않고 실제로 혈류로 흡수된다”고 덧붙였다.

3. 술은 신장을 상하게 한다?

맥주를 마시면 조금 있다가 소변을 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맥주를 많이 마시게 되면 밤 시간의 대부분을 화장실에서 보낼 수 있다. 그래서 술이 신장에 나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제까지 밝혀진 것은 이런 생각을 뒷받침할 증거가 별로 없다. 골드파브 박사는 “술은 간 질환의 위험을 높이지만 술을 마시면 신장 손상과는 큰 연관성이 없다”고 말한다.

여러 연구를 검토한 2014년 연구 논문에 따르면, 적당히 술을 마시는 것과 신장 기능에 미치는 해롭거나 유익한 효과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애주가들은 이런 연구 결과에 안심해서는 안 된다.

과음을 자주 하는 것은 신장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술을 많이 마시면 조금 마시는 것보다 소변을 통해 체액을 더 많이 빠지도록 해 탈수 증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랭함 박사는 “따라서 음주를 할 때에는 술 한 잔마다 물 한 잔을 마시라”고 말했다.

4. 신장에 병이 생기면 알아챌 수 있다?

심장질환과 달리 신장 손상의 신체적 증상은 미묘하다. 예를 들어 신장결석이 있거나 감염이 되지 않는 한 신장은 거의 손상을 입지 않는다. 게다가 소변을 얼마나 많이 보느냐가 신장 건강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주지 않는다.

랭함 박사는 “흔히 소변을 만드는 능력은 신장이 고장 난 후에도 아주 오랫동안 지속된다. 그러니 아직도 소변을 만들고 있다고 해서 반드시 신장기능이 어떤 상태인지 말해주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신장에 결함이 발생하면 신장 기능의 10~15%만 남아있을 때가지 이에 대해 알지 못할 수도 있다. 이것이 신장질환 연구를 어렵게 만든다. 하지만 신장 상태를 체크하는 방법들이 있다.

간단한 혈액 검사는 혈류 내 독소와 노폐물의 수치를 측정하고, 신장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작동하는지 의사들에게 알려줄 수 있다. 마찬가지로 소변 검사는 신장이 제대로 기능하고 있다면 있어서는 안 되는 소변 속의 특정 단백질을 검출하고 측정할 수 있다.

또한 혈압도 위험을 나타내는 좋은 지표다. 신장은 혈압을 조절하는 것을 돕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랭함 박사는 “신장이 손상되면 고혈압이 생기게 되고, 고혈압에 걸리면 신장이 손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5. 신장질환은 예방할 수 없다?

심지어 의사들도 신장질환은 예방할 수 없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위험 요인들을 알고 있다면 많은 신장질환을 예방하거나 최소한 지연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당뇨병과 고혈압은 대부분의 신장 질환과 관련이 있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 성인 당뇨병 환자 3명중 1명, 고혈압 환자 5명 중 1명이 만성 신장질환을 앓고 있다. 골드파브 박사는 “만약 이런 것들을 통제할 수 있다면 신장질환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령, 흡연, 비만도 위험을 증가시킨다. 전문가들은 “운동, 적절한 수분 공급, 건강한 식단으로 충만한 활동적인 생활방식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더욱이 신장질환 가족력이 있다면 정기검진을 통해 신장 손상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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