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느린 우리 아이, 언어치료 필요할까?
또래 아이들은 이미 말을 하기 시작했는데 우리 아이만 말을 못 하거나 발음이 어눌하면 혹시 장애는 없는지 부모는 오만가지 걱정이 들기 마련이다. 영유아기는 가장 빠른 속도로 언어발달이 이루어지므로 이 시기에 발달에 필요한 지원과 상호작용을 경험하지 못하면 되돌릴 수 없는 결과를 낳게 된다. 강동경희대병원 뇌신경센터 재활의학과 유승돈 교수의 도움말로 언어치료가 필요한 경우와 치료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또래보다 늦다고 무조건 장애는 아니다
두 돌쯤 되는 시기는 ‘이거 뭐야?’하고 끊임없이 묻고 간단한 이야기를 즐겨 들으며 2단어 조합하여 말하는 아이가 있는 반면, 한 단어 위주로 말하는 경우도 있는 등 언어 발달 차이가 큰 시기다.
유승돈 교수는 “말이 느린 이유는 과도한 TV 노출 등의 환경적 원인부터 유전적, 지능적 원인 등 아주 다양하다. 다른 발달이나 지능에 문제가 없어도 단순히 느릴 수도 있다”라며 “말의 발달은 작은 개념으로, 사람 얼굴에 관심이 있고 울거나 옹알이 등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의사소통이 되는지 살펴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의사소통에 문제 있다고 판단되면 언어 평가‧치료 고려
아이가 △언어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것이 또래보다 느려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을 때, 또는 △발음이 부정확해 상대방이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말을 더듬어 말의 내용보다 말 자체에 주의를 끌 때, △또래 아동과의 의사소통보다는 혼자 놀이를 하며 의사소통에 참여하지 못할 때 언어 평가와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태어나면서부터 구개 파열이 있거나 청각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성장하면서 언어 문제가 지속해서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평가와 치료가 필요하며, 언어 문제를 동반하는 희귀 질환의 경우에도 지속적인 언어 평가와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6개월 이상 꾸준히 정기적으로 치료 받아야 효과
언어치료는 아이의 언어 수준에 대한 평가 및 상담 후 맞는 치료법을 선택해 치료를 진행한다. 초기에는 주 2~3회 치료받는 것이 효과적이며, 이후 주 1회가량 치료를 진행해 상태를 유지한다. 치료 효과를 보고 좋아진 이후에는 가이드가 필요한 경우 2주에 1회가량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1회당 치료 시간은 아동의 인지 발달 등을 고려해 30분~1시간 정도로 진행된다. 장애의 고착 여부는 6개월 이상의 치료 결과를 종합해 판단하므로 꾸준히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족의 관심과 지지
언어 치료는 검사부터 지속적인 치료에 이르기까지 가족의 관심과 지지하는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발음에 문제가 있거나 말을 더듬는 등 의사 전달이 잘 안 된다고 혼을 낸다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언어 문제를 가진 아동의 가족은 증상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천천히, 편안하게 말 할 수 있도록 기다려줄 수 있어야 하며 치료 종료에 대해서도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