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다귀, 나뭇가지…마른 몸에 대한 ‘조롱’도 존재

[사진=ING alternative/gettyimagesbank]
뚱뚱한 몸을 부끄럽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고, 또 이러한 몸을 조롱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다면 마른 몸은 어떨까? 마른 몸 역시도 ‘몸매 조롱(body shaming)’이 존재한다.

과체중이나 비만인 사람들을 폄하하는 표현들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대놓고 “살 좀 빼”라고 말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얼마나 게으르면 저렇게 살이 쪄”라며 뒤에서 수군거리기도 한다.

마른 사람들도 이러한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직접적으로 “잘 좀 먹어라”라는 말을 듣기도 하고, 뒤에서는 “깡말라서 안 예뻐”라는 비웃음을 사기도 한다.

오늘날 미적 기준으로는 뚱뚱한 몸보다 마른 몸에 대한 선호도가 훨씬 높지만, 미적 기준에 보다 가까운 몸조차 조롱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몸매를 조롱하는 말들이 개인의 자존감을 떨어뜨려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식이장애센터 설립자인 제니퍼 롤린은 몸에 대한 조롱과 야유를 ‘인신공격’이라고 지적했다. 마른 사람에게 ‘뼈다귀’나 ‘나뭇가지’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무의미한 공격적 행동이라는 것이다.

단, 일부 전문가들은 마른 몸과 뚱뚱한 몸에 대한 조롱을 동일선상에 두기 어려운 부분들도 있다고 말한다. 마른 몸은 청순하고 가녀린 느낌 때문에 선호층이 있지만 뚱뚱한 몸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아직 우리 사회는 마른 사람보다 살찐 사람을 더 혐오하는 ‘비만 포비아’ 정서가 자리하고 있다.

미국 휴스턴대학교 사회학과의 사만다 콴 교수는 오늘날 미적 기준 때문에 뚱뚱한 사람들은 마른 사람들보다 더 가혹한 비판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보았다. 뚱뚱한 사람은 게으르고 의지력이 부족하다는 선입견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사실상 몸매에 대한 비판의 화살은 표준 체형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향할 수 있다는 점이다. 체질량지수(BMI)가 정상 범위에 속하지만 “하체는 통통하네”라거나 “어깨가 좁네”라는 식으로 빈정대는 말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마르든 뚱뚱하든 평범한 체형을 가졌든 누구나 조롱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직업의 다양성, 가족 형태의 다양성 등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로 변하고 있는 만큼, 몸에 대해서도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제니퍼 롤린은 날씬하고 건강해 보이는 이상적인 체형을 가진 사람도 식이장애를 경험한다고 말했다. 조금만 살이 붙어도 수치스럽게 느끼는 등 정신건강상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상적인 몸매가 곧 건강한 몸과 마음의 바로미터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주변에 살찐 사람 혹은 마른 사람이 있을 때, 그들의 몸과 관련한 말을 아예 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문제는 그들의 몸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향한 조롱이나 빈정거림 등에 있다는 설명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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